50년 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평생 잊을 수 없는 선생님”

50년 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평생 잊을 수 없는 선생님”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5-05-12 16:27
수정 2025-05-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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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4학년 담임 교사·학생 인연
“자연에 관심 갖게 해주신 선생님
한 반 90명 모두에게 애정 쏟아”
다시 만나 물벼룩 관찰 등 생태 수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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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엿새 앞둔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특별시교육청융합과학교육원에서 홍순길(가운데) 전 서울강남초등학교 교사가 50년전 제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스승의 날을 엿새 앞둔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특별시교육청융합과학교육원에서 홍순길(가운데) 전 서울강남초등학교 교사가 50년전 제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선생님, 50년이 지났는데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

머리가 희끗희끗한 제자 다섯 명이 “선생님”을 외치며 달려오자 백발의 교사가 제자들의 손을 꼭 맞잡았다. 1975년 서울 동작구 강남초 4학년 2반에서 담임교사와 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반세기 만의 재회에도 금방 서로를 알아봤다. 선생님은 제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제자들은 선생님과 떠났던 체험학습의 추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해 냈다.

스승의날(15일)을 엿새 앞둔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시교육청 융합과학교육원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 옛 제자 5명이 50년 전 담임을 맡았던 홍순길(76) 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찾은 것이다. 홍 전 교육장은 “제자들 전화를 받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세기를 뛰어넘은 만남은 제자인 서경원(60) 서울대 교수의 강남초 동문회지 글에서 시작됐다. 서 교수가 “4학년 담임이셨던 홍 선생님을 꼭 뵙고 싶다”는 글을 올리자 동문들이 홍 전 교육장이 퇴직 후 융합과학교육원에서 자원봉사 중이라는 최신 근황을 알려왔다. 서 교수는 “선생님은 모든 아이에게 애정을 베푸는 ‘참스승’이셨다. 평생 잊어 본 적이 없다”며 “오늘 내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불러 주셔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홍 전 교육장은 현재 융합과학교육원에서 서울 관내 초등학교로 생물학습자료를 보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백발의 스승은 이날 만남을 더 뜻깊게 만들고 싶어 특별 ‘생태 수업’을 마련했다. “배춧잎 뒤 애벌레가 흰나비가 된다”는 홍 전 교육장의 설명에 60대 학생들은 배춧잎 관찰에 빠져들었다. 물벼룩 심장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참개구리와 흙 속 땅강아지를 만져 보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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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길 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시교육청 융합과학교육원에서 1975년 동작구 강남초 4학년 2반에서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제자들을 만나 특별 생태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순길 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시교육청 융합과학교육원에서 1975년 동작구 강남초 4학년 2반에서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제자들을 만나 특별 생태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교육장은 50년 전에도 자연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는 교사였다. 교과서 속 소양강댐이 실제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 주기 위해 학생 일곱 명을 데리고 춘천 소양강댐 현장 학습을 가기도 했다. 서 교수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동식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약대에 진학하는 데 영향을 줬다”며 “50년 만의 수업도 정말 흥미로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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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소양강댐에 함께 간 홍순길 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과 강남초 4학년 2반 학생들. 서울시교육청 제공
1975년 소양강댐에 함께 간 홍순길 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과 강남초 4학년 2반 학생들. 서울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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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당시 한 반 90명의 초과밀학급을 맡았던 홍 전 교육장은 아직도 학생들의 출석부를 보관하고 있다. 그는 “출석부를 남긴 건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며 “요즘 교직이 힘들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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