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요금·인상 시기 감안했지만… 시민들 “내 주머니 털어 해결”

낮은 요금·인상 시기 감안했지만… 시민들 “내 주머니 털어 해결”

김학준 기자
입력 2019-05-15 01:54
수정 2019-05-1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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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면한 버스 파업 사태

수도권 2007·2011·2015년 4년마다 인상
홍남기 “지자체, 원칙적으로 버스 지원
교통 취약 분야는 정부 지원 강화할 것”


“4인 가족 환승 감안 땐 月 10여만원 추가”
정부, 조만간 M버스 요금도 인상 가능성
인상 금액 국가·지자체가 함께 떠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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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재개된 서울버스 노동쟁의조정회의에서 피정권(왼쪽 첫 번째)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위원장과 서종수(맨 오른쪽) 서울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재개된 서울버스 노동쟁의조정회의에서 피정권(왼쪽 첫 번째)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위원장과 서종수(맨 오른쪽) 서울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14일 버스 요금 올린 것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리나라 요금 수준은 일본의 73%, 영국의 26%, 미국의 38%다. 또 수도권의 경우 4년 주기(2007·2011·2015년)로 요금을 인상했다. 선진국에 견줘 낮은 요금, 평균 인상시기를 감안할 때 인상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는 정부가 지금까지 견지한 것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커버해서 나가되, 교통 취약 분야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M버스(광역급행버스)처럼 국가가 광역교통 차원에서 커버해야 할 부분은 지원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버스 운영 지원은 지자체가 하는 게 맞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공영차고지 운영·설치, 오지·도서 지역의 공영버스 운영, 벽지 지역 공공노선 운영, 적자 예산 문제는 지금도 지자체 소관이지만 버스에 공공성을 부여해 저희(정부)가 지금 일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버스 노조 면담에서 이런 대화를 했다고 소개한 뒤 “(노조에) 여러 차례 국민의 발인 버스가 멈춰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고, 그런 식으로 노조위원장이 생각해 주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젠 불가피해졌다는 요금 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소비자인 국민 근심이 커졌다.

고양시민 박모(47)씨는 “결국 시민 부담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어 “카풀로 촉발된 택시파업 해결도 요금 인상으로 풀더니, 향후 지하철 파업을 예고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노사 고통분담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시민 이모(52)씨는 “4인 가족인데 환승을 감안하면 월 10여만원을 더 써야 한다”며 “요즘처럼 심각한 경제난엔 적은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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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지역 거주자는 더하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모(42)씨가 주로 이용하는 광역급행버스인 M7111은 기본요금 2800원에 하차 때 200원을 추가로 내 3000원 정도 부담한다. G7111은 기본요금 2400원에 내릴 때 추가요금은 없다. 김씨가 한 달에 20일 출근한다고 치면 출퇴근 교통비는 9만 6000~12만원 사이다. 경기도는 직행좌석 요금을 400원 올린다고 했다. 조만간 M버스 요금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노선이 적자에 시달려서다.

M버스와 G버스가 모두 400원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김씨의 출퇴근비는 1만 6000원 늘어 11만 2000~13만 2000원이 된다. 한 집에서 성인 3명이 서울로 출퇴근할 땐 교통비만 40만원에 육박한다. 비교적 지하철(경의선)이 저렴하긴 하지만 운정신도시 내 운정역과 야당역이 외곽지역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 광화문이나 시청에 가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갈아타야 해 번거롭기도 하다.

반면 최윤정 충북경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운수회사 적자, 근무시간 변화 등에 따라 불가피해 보이지만 인상분을 교통약자인 시민들에게 모두 부담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줄다리기를 벌이다 타결된 곳이 눈길을 끈다. 인천시가 이날 체결한 ‘2019년 임금인상 합의서’에 따르면 기사 임금은 월 354만 2000원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6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낮다. 따라서 노조는 임금을 현실화하고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임금 감소분을 보전하려면 서울시 수준인 23.8%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사측은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 수준인 1.8%를 고수했다. 큰 견해차는 지난 3월부터 5차례 진행된 노사 협상을 무력화시켰다.

이에 파업할 경우 대란을 걱정한 인천시가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마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노사 중재에 나섰다. 시는 일단 버스요금 인상 없이 준공영제 예산을 늘려 임금 인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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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9-05-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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