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금메달리스트의 “엄마”

[길섶에서] 금메달리스트의 “엄마”

박상숙 기자
박상숙 기자
입력 2026-10-02 00:12
수정 2026-10-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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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을 연거푸 넘어졌다. 이제 남은 기회는 한 번. 마지막 시도 끝에 어려운 동작을 성공시켰고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확정됐다. 그 순간 열일곱 살 소년은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두리번거리며 연신 외쳤다. “엄마, 엄마!”

명장면을 담은 쇼츠에는 감동의 댓글이 이어졌다. “왜 내가 다 울컥하냐”,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아들이네”, “귀엽고 찡하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방금 전까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던 비장한 카리스마는 어디로 갔는지, 천생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웃음이 터지면서도 코끝이 시큰해졌다.

사실 경기 내내 엄마는 소년이 거센 중압감을 버텨낼 수 있도록 붙잡아 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계속 미끄러져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에도, 관중석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엄마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그는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반세기 전 한 권투선수가 세계 챔피언에 오른 뒤 생방송에서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쳤듯, 승리의 감격을 이보다 더 꾸밈없이 보여 주는 장면이 또 있을까.

2026-10-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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