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입력 2012-03-20 00:00
수정 2012-03-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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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 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토론

“모든 학생들은 더 많이, 더 잘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의 능력을 구분짓지 않고 함께 배우도록 하면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능력을 모두 계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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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교육 개혁을 이끈 에르키 아호(왼쪽) 전 국가교육청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핀란드의 교육 개혁을 이끈 에르키 아호(왼쪽) 전 국가교육청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다양한 사람 섞어놨을 때 창조 일어나”

국제교육경쟁력 세계 1위, 공교육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핀란드 교육을 지난 1973~1991년 이끌었던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 핀란드 교육개혁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학교의 목적은 시험을 잘 치는 학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가진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길러내는 것”이라면서 “교육개혁의 방향은 경쟁이 아닌 평등과 협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평등·통합교육의 대명사로 꼽히는 핀란드도 불과 30여년 전까지는 성적에 따라 일반계와 실업계 진학을 구분지어 가르쳤다. 그러나 핀란드의 교육개혁자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968년 교육개혁을 통해 9년 과정의 종합학교를 도입한 핀란드에서는 초등, 중학교 과정에서 서로 다른 학업 수준을 가진 아이들을 한데 모아 수업하고 있다. 아호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찾기 어려웠다.”면서 “학교는 아이들의 재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재능을 찾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핀란드에서도 교육개혁에 대한 반대와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서로 다른 능력의 아이들을 어떻게 함께 가르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호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아 놓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섞어 놨을 때 창조와 개혁이 일어난다.”는 말로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한 교실에서도 개별화된 학습 가능”

경쟁이 없는 환경에서 높은 학업성취도를 나타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아호는 ‘개별화된 학습’을 비법으로 꼽았다. 핀란드에서는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도 각자의 이해력과 성취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과제와 자료를 제공받고 있다. 아호는 “수준별 수업이 아닌 한 교실에서 아이들 개개인에 맞춘 개별화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핀란드의 사례를 들으니 우리나라의 교육 DNA에는 비교와 경쟁이 너무 깊이 들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쟁이 (학생들에게) 교육적 자극을 줘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우리의 교육관행을 너무 지배하고 있다. 이런 편견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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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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