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맘·숨은표…선거에 어떤 영향 미쳤나

앵그리맘·숨은표…선거에 어떤 영향 미쳤나

입력 2014-06-05 00:00
수정 2014-06-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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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후보사퇴로 무효표 늘어…사퇴 빨랐다면 당락 바뀌었을수도

6·4 지방선거는 당초 예상대로 ‘앵그리맘’의 표심, 세대별 투표 대결, ‘숨은 표’의 향배,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막판 줄사퇴가 선거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당한 어린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 자녀를 둔 40대 전후의 앵그리맘은 이번 선거 최대 이변인 진보 교육감 약진 현상을 낳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17개 시·도 중 무려 13곳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싹쓸이한 이면에는 경쟁과 효율성 위주의 보수적 교육 노선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노가 있었다는 진단이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고질적 문제인 부의 편중에 따른 교육의 대물림에 대해 30∼40대 앵그리맘이 경쟁력보다는 인성과 적성을 중시하는 균등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세월호 사태가 진보교육감 시대를 열었다”며 “학교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야당인 새정치연합이 기대한 만큼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았더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완승을 거두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가 40%를 넘는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도 앵그리맘이 박근혜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인 오거돈 후보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1.3% 포인트 차 접전을 펼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새정치연합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과반인 9석을 차지하며 나름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앵그리맘을 중심으로 청년층과 중년층이 예년 지방선거에 비해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게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30대 이하 젊은 층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등 야당 인사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했다. 이들의 지지가 50대 이상에서 몰표를 받은 새누리당의 수도권 싹쓸이를 저지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세월호 참사 이후 정권 책임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 성향을 드러내지 못했던 ‘숨은 표’가 실제 투표에서 새누리당에 주로 몰린 것이 여야의 균형을 맞추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해석도 있다.

새누리당이 충청권 전패와 영남권 고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인천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이와 같은 숨은 표의 결집 덕분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선거막판에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면서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에 호소한 전략이 주효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박빙의 접전지였던 경기와 부산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잇단 사퇴는 결과적으로 여야의 승패를 바꿔놓지는 못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진당 지지표가 야당 후보에게 몰린 것 못지 않게 보수표를 결집하는 ‘마이너스 효과’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와 부산의 무효표가 각각 14만9천여표, 5만4천여표로 17개 광역시·도 중 1,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들 후보의 사퇴 시점이 빨랐거나 아예 출마를 안했다면 이 표가 새정치연합 후보나 다른 야당 후보에 쏠려 중대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현종 경기지사 후보가 사전투표 이후인 이달 1일,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각각 사퇴해 이들을 찍은 표가 대거 무효 처리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께부터 투표용지를 인쇄했기 때문에 그 이후 사퇴한 이들 후보의 이름은 투표용지에 그대로 기재돼 있었다.

게다가 진보당 후보들의 사퇴가 새누리당에 ‘종북연대’라는 공세의 빌미를 준 것도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자체 분석도 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막판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사퇴에 따른 ‘색깔론’이 우리로서는 제로섬 이상의 마이너스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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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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