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에 맞선 다운증후군 청년의 첫 걸음

부패에 맞선 다운증후군 청년의 첫 걸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12-19 14:09
수정 2019-12-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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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안 러셀 페루 국회의원 선거 출마
세계에서 첫 사례, 소수당이나 이목 끌어
“나 같은 사람들도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문구 감동
러셀의 지지대인 어머니 “아들 역사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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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을 가진 브라이안 러셀의 캠페인 홍보물. 옆은 그의 애완견. AP연합뉴스
다운증후군을 가진 브라이안 러셀의 캠페인 홍보물. 옆은 그의 애완견. AP연합뉴스
“나는 깨끗하고 정직하고 투명합니다.”

다운증후군을 가졌지만 페루 국회의원에 도전한 브라이안 러셀(27)이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선거에 나선 이유는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을 줄줄이 감옥에 보낸 페루의 부패 척결이다. 러셀은 입에 펜이나 코르크를 물고 목소리를 높이는 연습을 한 뒤 거리에 나서 연설을 하며 사람들에게 직접 명함을 돌리며 한 표를 부탁한다.

러셀은 다음달 26일에 열리는 페루 의회 선거에 페루국가당 후보로 출마한다. 중도우파정당으로 지지율이 높지 않지만 러셀은 적극적으로 선거캠페인에 참여해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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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증후군을 가진 브라이안 러셀. AP연합뉴스
다운 증후군을 가진 브라이안 러셀. AP연합뉴스
그는 자신이 투표에 나섬으로서 다른 이들이 얻을 용기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러셀은 정치를 하는 목적에 대해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독립할 수 없다는 “패러다임을 깨는 것”이라고 했다. 또 “나 같은 사람들도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유의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질환인 다운증후군의 경우 발달 장애나 심장질환, 호흡·청력 장애 등을 일으킨다. 기업도 외려 다른 유형의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직장을 얻기가 힘든 장애유형이다.

유년시절에 러셀 역시 병원에서 걷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부모의 격려 속에 페루 산이그나시오 로욜라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그는 “나는 읽고 쓰고 걷고 뛰고 먹는 법을,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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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유세를 하는 브라이안 러셀. AP연합뉴스
지난 13일 유세를 하는 브라이안 러셀. AP연합뉴스
영어교사인 그의 어머니는 “브라이언이 역사를 바꾸고 있다. 정말 인상적”이라고 했고, 러셀을 만난 한 시민은 “‘보통 사람’은 국가에서 뭔가를 훔치려고 하는데 그는 최선을 다한다. 정말 큰 차이”라고 말했다.

세계다운증후군재단에 따르면 다운증후군을 가진 이가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전 세계 처음이다. 2013년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시 의회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선거가 아니라 전임자의 사퇴로 자리를 물려받았다. 페루 인구 3200만여명 중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약 2만 5000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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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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