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부의와 상정/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부의와 상정/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10-30 22:18
수정 2019-10-3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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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국회의장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을 12월 3일 본회의에 ‘부의’하겠다고 했다. 금세 인터넷 검색창이 뜨거워졌다. 도와주는 뜻으로 상가에 보내는 ‘부의’와 맥락이 전혀 다른 ‘부의’가 궁금했던 것이다.

검색으로 찾은 ‘부의’(附議)의 사전적 의미는 “토의에 부침”이다. 그렇다면 알아듣기 쉽게 “본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하지 왜 그리 어렵게 말했을까. 국회법 제85조의2 제6항. ‘신속처리대상 안건은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보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되어야 한다.’ ‘상정’(上程)은 “토의할 안건을 회의 석상에 내어놓음”이다. ‘부의’와 별 차이가 없다. 한데 국회법은 둘을 구별했다.

국회의장이 말한 ‘부의’는 사전적·일상적 의미가 아니었다. 의회 용어였다. ‘부의’는 안건을 단지 본회의에 보낸 상태까지를 말한다. 표결은 부의 다음의 일이다. ‘부의’가 되고 이후에 ‘상정’되는 절차가 따른다. 그러니까 ‘상정’은 안건을 표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구별되는 거라면 국회법에 애초 비슷한 뜻의 말 대신 다른 표현을 넣어야 했다. 엄밀함이 필요한 상황들이 있다. 그렇다면 더 쉬워야 널리 이해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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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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