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on] 별들의 집

[서울 on] 별들의 집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4-07-07 23:34
수정 2024-07-0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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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집’ 문이 열리자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전등 아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가득 찼다. 서울광장에서 499일 동안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지키던 유가족들이 지난달 16일 따가운 햇볕 속에서 159명의 영정을 품에 안고 걸어서 도착한 곳이다.

분향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부림빌딩 1층 20평 남짓한 입구 공간에서 보라색 조끼를 입은 유가족들은 한동안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천막 아래 지나가는 바람에도 떨어질까 노심초사 지켰던 영정이 아니라 생전 밝은 얼굴 사진을 담아 단단한 벽에 걸어 놓은 새 영정 때문이었을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미처 오지 못한 가족에게 전하는 유가족도 있었다. 마치 희생자의 안부를 전하는 것 같았다.

서울광장 분향소와 작별하는 유가족의 인사말 속엔 분향소의 존재 이유가 충분해 보였다. 누가 뭐라든 아이들의 이야기를 맘껏 하며 한없이 울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것. 희생자 문효균씨의 어머니 이기자씨는 “만약 분향소가 없었다면 몸은 살았겠지만 영혼은 죽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종료식에서 “분향소를 오늘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길을 가도록 공식 선포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임시 기억·소통 공간인 별들의 집이 마련됐지만, 한때 서울광장 분향소가 위태로웠던 것도 사실이다.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2월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꾸린 분향소는 경찰과의 대치로 시작했다. 서울광장은 다수의 시민이 사용해야 하기에 시가 허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극단으로 치닫지 않았던 것은 서울시와 유가족 측이 54차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협상해 나간 결과다. 원칙적인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참척의 고통을 겪은 분의 마지막 의례인 만큼 시민들이 조금 더 인내심을 발휘할 여지”(지난해 8월 시정질문)를 언급했다. 지난 5월 유가족이 요구하던 이태원참사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제3의 공간으로 이전하는 양측 간 절충점이 만들어졌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의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한다. 희생자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다만 출발이 개운하지는 않다. 특별법에 따라 지난달 20일까지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이 끝났어야 했지만 여당은 시한을 넘긴 지난 5일에야 위원 명단을 제출했다.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통과시켰어도 지각 구성을 면치 못했다. 대통령이 일각의 참사 조작설 때문에 주무 장관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은 대통령실의 부인과 저자의 무마에도 진상규명 시급성에 무게를 더한다.

별들의 집 한쪽 벽면에는 사고 당일 타임라인이 기록돼 있다. 어느 날보다 안전해야 했던 핼러윈데이 도심 밤거리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 특조위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고 타임라인의 빈 곳을 채워야 한다.

서유미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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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전국부 기자
서유미 전국부 기자
2024-07-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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