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내일 집단휴진 강행…진료파행 불가피

의사협회 내일 집단휴진 강행…진료파행 불가피

입력 2014-03-09 00:00
수정 2014-03-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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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동참 결정…정부 “집단휴진은 명백한 법 위반”

원격의료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온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10일 하루동안 집단휴진을 강행키로 해 전국 곳곳의 병의원에서 진료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연합뉴스DB)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연합뉴스DB)
전공의들의 집단휴진 동참 결정에 상당한 힘을 얻은 의협은 9일 집단휴진 결정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고,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휴진이 “명백한 법 위반”이란 점을 재확인하며 업무개시명령과 비상의료체계 가동 등 집단휴진 대책을 점검했다.

막판 대화를 통한 극적 타결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보여 개원의와 전공의들이 집단휴진 참여 정도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진료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국민불편이 예상된다.

◇ 의협 “잘못된 건보·의료제도 때문”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이촌로의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집단휴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노 회장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의사들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더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이해와 응원을 호소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대해서는 “대단히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회원들을 처벌하기에 앞서 의협 회장 해임권을 갖고 있는 복지부 장관이 나부터 해임해야할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의협의 지침에 따라 10일 인턴을 포함한 전국 전공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면 파업에 동참한다”며 “24일부터 6일간의 전면 파업에 대해서도 대표자 만장일치로 동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1∼23일에는 정상 근무를 하되 전공의 투쟁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검은 리본을 달기로 했다.

전공의들은 당초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10일 집단휴진에는 동참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이후 정부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투쟁 의지가 커져 동참으로 선회한 것이다.

전국 70여 개 병원에서 수련중인 1만7천여 명의 전공의들 가운데 일단 9일 오후 5시 현재 서울 세브란스병원, 한양대의료원, 순천향대병원, 경희대병원, 건국대 병원, 부산대병원, 길병원 등의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에 동참키로 결정해 의협은 상당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 서울 등 일부 지역 의원에는 병원 입구에 “사정상 10일 휴진한다”는 공고를 붙이기도 했다.

노 회장은 “전공의·개원의 할 것 없이 투표 결과에 나온 수치(등록회원 70% 투표, 투표회원 77% 찬성)대로 참여할 것”이라며 “24일부터는 참여 정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원의들이 집단휴진에 들어가는 10일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이어서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데다 전공의들까지 휴진에 동참키로 함에 따라 이들이 수련중인 대학병원 등의 진료업무도 일부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지금이라도 휴진 철회해야”

의협의 집단휴진에 대해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등의 강력 대응을 천명한 정부도 원칙적인 대응 방침을 고수하며 대책을 점검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주말 정책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의협의 집단휴진에 대해 “정부와 의사협회가 의료 현안에 관해 협의 중인 상태에서 납득할 이유 없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불법적 집단 행위는 발붙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법과 원칙을 바로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집단휴진이 강행되면 업무개시 명령 등 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하고 위법 사실을 철저히 파악해 고발 등 조치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집단휴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날 하루 복지부와 전국 시·도 보건소 등은 비상근무에 나서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지침을 다시 확인했다. 아울러 집단휴진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비상의료체계가 차질 없이 가동될 수 있게 최종 점검했다.

정부는 10일 지역 의사회가 불법 집단휴진 참여를 강도 높게 독려하는 지역을 직접 방문해 휴진상황과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전국 동네의원에 내린 ‘3.10 진료명령’과 관련해서는 당일에 전국의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 지사가 휴진 의료기관을 조사한다.

불법 휴진이 확인되면 업무개시명령서를 휴진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명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업무정지 15일)과 함께 형사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회장의 ‘대국민 호소문’ 내용에 반박하며 의료계에 “지금이라도 불법적인 진료 거부를 철회하고 의료계 발전을 위해 정부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권 정책관은 “정부는 의협의 요청을 받아들여 의료발전협의회를 운영했는데 의협이 협의 결과를 부정한 채 불법적인 진료거부를 철회하지 않고 오히려 전공의들까지 진료거부에 참여할 것을 선동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막판 양측의 극적 타결 가능성에 대해 권 정책관은 “(의협측과)계속 대화는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의협은 철회를 위해서는 회원 투표를 거쳐야한다고 못박고 있어 집단휴진 철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집단휴진에 대비해 전국 약국도 운영시간 연장에 나선다. 대한약사회는 “의료계의 집단휴진이 강행될 경우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약국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갈 것”이라며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민이 약국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약국 운영시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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