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8곳 중 1곳 보유현금 10억 미만

상장사 8곳 중 1곳 보유현금 10억 미만

입력 2011-10-03 00:00
수정 2011-10-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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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낙관론 믿고 공격투자한 것이 화근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나빠져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를 늘렸으나 경기가 호전되지 않아 예상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 자금 악화의 주원인이다.

문제는 경기 불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견ㆍ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더욱 나쁘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자금난을 해결하고자 차입, 채권발행, 증자 등에 나서고 있으나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



◇ 경기 낙관론에 공격투자…곳간 텅텅 비어

3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32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48조1천330억원이다. 작년 말 52조940억원보다 7.6%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은 만기 3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예금이나 적금 등이다. 현금성자산 감소는 유동성 사정이 악화했음을 의미한다.

회사당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62억원으로 6개월 전 824억원보다 줄었다.

현금 사정이 나빠진 것은 투자나 채무상환 등을 위해 지출된 현금에 비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작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32조9천950억원이다. 투자활동으로 나간 현금 43조8천300억원이었다. 차입금이나 채권 발행, 증자 등을 통한 현금 유출입을 표시하는 재무활동 현금 흐름은 7조510억원 순유입을 나타냈으나 충분하지 않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기업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소형주에 속하는 중견ㆍ중소기업들이 많다.

현금성자산 감소율이 70%를 넘는 기업 59곳 가운데 대형주에 해당하는 기업은 NHN(-73.98%)과 현대백화점(-94.85%) 2곳에 불과했다. 현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한 기업 대부분이 중견ㆍ중소기업이라는 뜻이다.

특히 78곳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0억 원에도 못 미쳤고 19개사는 1억원도 안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소형주에 속했다.

한 소형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작년 말보다 97.3% 줄어든 152만원이었다. 사실상 ‘현금 제로’ 상태인 셈이다. 영업활동에서 279억원이 빠져나간 결과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인데, 투자 분야에서 돈이 많이 나간 기업도 있다.

한 회사는 영업활동에서 114억3천만원을 창출했다. 그러나 유형자산 취득에 259억1천700만원을 투입했다. 현금이 부족한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484억3천200만원을 차입해 절반은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 10대 대기업그룹 유가증권시장 현금 50% 차지

주요 대기업으로 구성된 10대 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평균 감소율은 5.0%로 상장사 평균치보다 낮았다.

한화그룹은 현금성자산이 179.5%나 증가했다. 포스코그룹(78.0%)과 현대중공업그룹(52.0%)도 증가 폭이 컸다. GS그룹은 12.4%, 롯데그룹은 9.7% 각각 늘었다.

삼성그룹은 33.4% 줄어 감속 폭이 가장 컸다. 계열사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32.1%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15.2%)과 현대차그룹(-13.5%)도 감소율이 높은 편이었다.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로는 현대차그룹이 7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LG그룹 3조9천250억원, 삼성그룹 3조1천630억원, SK그룹 2조1천290억원, 현대중공업그룹 1조8천740억원 등의 순이었다.

10대그룹 70개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모두 24조6천55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634개사 전체 유동성의 50%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40.7%), 종이목재(-33.1%), 운수창고(-26.4%), 서비스업(-21.4%)의 현금성자산 감소율이 높았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가 다수 포함된 업종 중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의 현금성자산 총액이 18.2% 줄어 운송장비(-2.4%)나 화학(-4.4%)보다 감소 폭이 컸다.

이는 상반기 정보기술(IT) 업황의 부진으로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증권 안성호 기업분석팀장은 “올해 초만 해도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자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워 집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영업환경이 악화돼 현금 보유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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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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