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美·日 반응

한·EU FTA 美·日 반응

입력 2010-10-08 00:00
수정 2010-10-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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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年 수십억弗 손실” 비상

한·유럽연합(EU) FTA가 마침내 체결되고 내년 7월로 발효 일정이 확정되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와 농산물, 보험 등 서비스업, 제약, 화학 등의 부문에서 EU가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미 FTA에 앞서 한·EU FTA가 먼저 발효되면 미국 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미 FTA에 앞서 한·EU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연간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3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업계를 지역구 기반으로 삼고 있는 미 의회 의원들은 그만큼 이번 한·EU FTA를 강 건너 불로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데이비드 캠프(미시간) 의원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EU FTA 서명은 미국의 수출업자와 노동자들이 뒤처지게 될 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FTA의 비준 필요성을 지적했다.

캠프 의원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한·미 FTA의 중요한 관문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또 하원 무역 소위원회 간사인 케빈 브래디(공화·텍사스) 의원은 “한·EU의 FTA 서명은 오바마 행정부가 조속히 FTA의 미해결 쟁점을 해소하고, 신속한 비준동의를 구하는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면서 “만일 한·EU FTA가 한·미 FTA보다 먼저 시행된다면 미국은 수출 면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EU FTA가 한·미 FTA에 앞서 발효될 경우 미국이 입게 될 타격을 우려하며 조기 비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미국 업계와 행정부, 일부 의원들의 태도와는 달리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한·EU FTA 체결 뉴스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주변에서는 의회 지도부가 FTA 문제를 다루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日 “車·가전 큰 타격” 긴장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에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와 가전분야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EU에 수출하는 일본제 자동차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FTA 체결로 인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 완성차의 수출이 늘어나고 판매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일본 산업계는 보고 있다.

가전과 기계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선전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조립생산 현지 이관을 추진하고 있어 FTA가 발효되는 내년 7월 이후에는 현지 공장이 조달하는 부품 가격 인하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 산하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한·EU FTA로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약 30억달러의 수출물량을 한국에 빼앗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소의 오쿠다 사토루 주임조사연구원은 “한·EU FTA 발효 첫해에 10억달러 안팎의 시장을 한국에 빼앗긴 뒤 점차 시장 상실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재계의 위기감을 반영해 지난 4월 EU와 정례 정상회의 당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위한 협상 개시를 강력하게 요청해 차관급 협의 채널을 만들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EU는 EPA의 전제조건으로 의약품 등 승인 수속의 간소화, 주류판매와 금융시장 개방 등 28개 항목의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대부분 일본 국내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다.

산케이신문은 7일 “일본의 FTA와 EPA 교섭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농산물 시장개방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한국도 농업 보호 문제 때문에 무역자유화에 신중한 자세였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업분야 관세를 철폐하는 결단을 내려 FTA 체결이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일본이 세계화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국경 울타리가 낮아지는 시대에 일본이 쇄국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경계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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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0-10-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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