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보다 후배… 사격황제 품격 빛났다

‘대기록’보다 후배… 사격황제 품격 빛났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1-07-27 22:30
수정 2021-07-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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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혼성도 탈락… 韓최다 메달 무산

“오히려 저 때문에 후배가 부담 됐을 것”
‘29발째 8점’ 후배 추가은 실수까지 감싸
“세월에 장사 없어” 은퇴 여부엔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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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노메달 아쉬움과 진심 담은 격려
첫 노메달 아쉬움과 진심 담은 격려 한국이 혼성 단체전 1차전 통과에 실패한 뒤 진종오가 추가은을 다독이며 위로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올림픽 3연패에 4회 연속 메달에 빛나는 ‘사격 황제’도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진종오(42·서울시청)가 2020 도쿄올림픽 사선에서 빈손으로 내려섰다.

진종오는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에서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짝을 이뤄 출전했다. 각각 30발을 쏘는 경기였다. 진종오가 289점, 추가은이 286점으로 합계 575점을 쏘며 9위에 머물렀다. 8개 팀이 올라가는 2차전 진출에 실패했다. 8위와 동점이었지만 10점이 13개로 이란의 하니예흐 로스타미얀-자바드 포루기(18개)에 밀렸다. 10점 5발에 희비가 갈린 것이다.

진종오는 지난 24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에 처음으로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2004년 아테네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까지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그는 ‘신궁’ 김수녕(금4·은1·동1)을 뛰어넘어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가 될 기회도 미뤘다.

추가은의 29발째 8점이 무척 아쉬웠다. 진종오와 추가은의 유일한 8점이었다. 그러나 추가은은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격발에 10점을 맞히는 집중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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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황제’ 진종오가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1차전 통과에 실패한 뒤 후배 추가은의 번호판에 사인을 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사격황제’ 진종오가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1차전 통과에 실패한 뒤 후배 추가은의 번호판에 사인을 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진종오는 올림픽에 첫 출전한 조카뻘 후배부터 따뜻하게 감쌌다. 그는 “뒤에서도 속상해하는 게 보였는데 정말 선수 본인이 제일 속상하다”며 “올림픽에 나간 선수들이 성적으로만 평가받는데 성적을 떠나 열심히 하는 모습도 많이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욕먹어도 되는데 가은이에게는 욕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히려 자기 때문에 부담감을 가졌을 거라며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는 “저 진종오라는 이름 때문에 포커스가 맞춰져 부담이 많이 됐을 것”이라며 “차라리 제가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편하게 했을 텐데 너무 많은 관심이 부담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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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올림픽이지만 진종오는 “세월에 장사가 없다”고 되뇌면서도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다. 그는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해 부족함을 채우려고 야간 훈련까지 하며 준비했는데 ‘세월에 장사는 없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집중력도 조금 저하되는 등 뭔가 몸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에둘러 은퇴 여부를 묻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은퇴를 자꾸 물어보시는데 아직은 솔직히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며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과 똑같다. 정정당당히 선발전에서 올라온 거니까 예쁘게 봐 달라”고 했다. 진종오가 2024년 파리올림픽 사선에 설 수도 서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귀국하면 당장 하고 싶은 것은 “일단 총과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2021-07-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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