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9호선, 나흘 동안 1시간 잔 기관사가 2000명 목숨 책임졌다

‘지옥철’ 9호선, 나흘 동안 1시간 잔 기관사가 2000명 목숨 책임졌다

김서연 기자
입력 2017-12-04 10:40
수정 2017-12-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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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승객이 숨 쉴 틈조차 없이 가득 차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지하철 9호선을 운행하는 기관사들의 지옥보다 더한 근무 실태가 드러났다.

한 기관사는 나흘 동안 1시간밖에 잠자지 못한 상태로 운행했고, 여성 기관사 3명 중 2명은 유산을 경험했다. 이 중 1명은 2번 유산했다. 9호선 기관사들은 인력 충원과 차량 증원을 요구하며 4일 닷새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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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9호선 운영노조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 인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9호선 운영노조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 인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한겨레신문이 3일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9호선 기관사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기관사들은 1주일에 2일은 새벽 4시, 2일은 오후 4시에 출근해 8~9시간을 일했다.

계속 바뀌는 근무시간과 많게는 승객 2000명이 타는 지하철을 혼자 통제해야 한다는 불안으로 기관사 대부분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다. 심지어 환각, 환청, 공황장애 증상, 우울증을 경험한 이들도 있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지하철 9호선 노동자 중 12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30대의 젊은 남자 4명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2015년에 지난달 10일에는 운행을 마친 여성 기관사가 실신한 채 발견됐다. 부족한 휴식시간 탓에 기관사들은 화장실조차 가지 못했다. 이들은 비닐봉지를 들고 타거나, 물을 마시지 않으며 터널에서 8시간을 버텼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이직률도 높았다. 개통 9년 동안 기관사 148명 중 88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회사는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보단 직원이 다른 회사에 지원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배신자’, ‘쓰레기’라고 손가락질했다.

박기범 노동조합위원장은 매체에 “몸이 좋지 않을 땐 쉴 수 있어야 하는데 절대 인력이 부족해 아무도 쉰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며 “일하다 죽을지 모른다는 위기감보다 대형사고를 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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