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불 끄는 일 다반사”… 안전공업 잦은 화재에도 안전은 ‘뒷전’

“근무 중 불 끄는 일 다반사”… 안전공업 잦은 화재에도 안전은 ‘뒷전’

박승기 기자
입력 2026-03-24 14:57
수정 2026-03-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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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근무한 전 직원 “화재 일상으로 인식” 폭로
부산물 ‘위험물’ 분류 안 돼 대형 사고 노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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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발생한 화재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았다. 이종익 기자
지난 20일 발생한 화재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건물이 무너져 내려앉았다. 이종익 기자


74명의 사상자 발생한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는 작업 중 화재가 잦았다는 퇴직 직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불이 난 동관뿐 아니라 본관 작업장에서도 비슷한 화재가 빈발했지만 안전 대책은 없었다. 스프링클러 설치 등 시설 보완은 커녕 직원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소방 대피 훈련 등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A씨는 “퇴직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은 후배(2명)의 사고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6년간의 근무 경험을 밝혔다.

그는 “집진기 화재와 같이 소방차가 출동한 경우가 2~3차례 있었다”면서 “근무자가 소화기나 물을 부어 불을 끄는 것은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2015년 본관 작업장에서 모래로 금속 표면을 다듬는 쇼트기로 인해 집진기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화기로 불을 끈 뒤 배관을 부수고 진화했다. A씨는 “차단기가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급하니까 작업 구역에서 알아서 조치하는 수준이었다”면서 “불이 나는 것을 일상적으로 인식해 보수작업만 거쳐 다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배관은 뜯어서 청소하기가 힘들어 필터 교체 등 눈에 보이는 수준에서 조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현 재직자의 설명도 비슷했다. B씨는 “먼지를 모으는 집진 설비 일부가 노후화됐고 기본적인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화재 현장에서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인 직원은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샤워실로 달려갔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년(2009~2023년) 간 안전공업 화재 신고는 7건으로, 대부분 작업공정과 집진기 등으로 확인됐다. 기름때와 분진 등이 불길 확산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정작 폐기물과 유증기 등은 소방 점검 대상이 아니어서 매년 화재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공업의 자체 소방 점검도 허술했다. 지난해 종합점검에서는 소화·경보·피난구도 설비 등 5개의 불량이 지적됐다. 옥내소화전으로 물을 끌어오는 펌프실의 압력 부족과 화재 감지기와 유도등 교체 등이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는 “슬러지 등 부산물은 위험물질로 분류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고만 나면 원인 물질에 대한 관리 강화 대책만 거론하는데 다양한 위험물질(6류)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공업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불이나 직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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