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53조원 돌파했지만…85%는 ‘안정형’에 쏠려

디폴트옵션 53조원 돌파했지만…85%는 ‘안정형’에 쏠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6-02-27 16:22
수정 2026-02-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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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적립금 33% 증가, 가입자 734만명
적극형 14.9%·중립형 10.8% 수익률
안정형 2.6%…전체 수익률 3.7%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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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 2년 반 만에 적립금 50조원을 넘어섰다.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포트폴리오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로, 퇴직연금 ‘방치 운용’을 줄이기 위해 2023년 7월 도입됐다.

27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디폴트옵션 운용 적립금은 53조 3000억원, 지정 가입자 수는 734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적립금은 32.9%(약 13조원), 가입자 수는 16.3%(103만명) 증가했다.

제도별로는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적립금이 34조 3000억원, 개인형퇴직연금(IRP)이 19조원이다. 특히 IRP 적립금은 전년 대비 54.5% 증가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정 가입자도 DC 361만명, IRP 373만명으로 IRP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자금이 특정 유형에 집중되는 현상은 뚜렷하다. 전체 적립금의 85.4%(45조 5000억원), 가입자의 79.4%(583만명)가 ‘안정형’ 상품에 몰려 있다. 안정형은 은행 정기예금이나 보험사의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구성돼 사실상 예금 성격이 강하다.

투자유형별 1년 수익률은 적극투자형 14.93%, 중립투자형 10.81%, 안정투자형 7.47%, 안정형 2.63%로 집계됐다. 일부 유형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적립금 대부분이 몰린 안정형 수익률이 낮아 전체 가중 평균 수익률은 3.69%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4.1%)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안정형 수익률 2.6%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0.5%포인트 웃돈다. 물가를 간신히 웃돈 수준으로, 장기 복리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디폴트옵션이 장기 분산투자를 유도하는 제도로 안착하도록 제도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으로 표시하던 상품명을 ‘안정형·안정투자형·중립투자형·적극투자형’으로 변경했다. 위험을 강조한 명칭이 투자 판단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아울러 금융기관별 위험등급 적립금 비중을 추가로 공시해 안정형 쏠림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른 운용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 자동 운용을 기본으로 하되, 투자 성향과 생애 주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점검·조정하는지가 장기 수익률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퇴직연금이 노후 소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디폴트옵션이 단순한 ‘예금 대체재’에 머물지, 자산 배분 투자로 확장될지는 가입자의 선택과 금융사의 역할에 달려 있다. 적립금 50조원을 넘어선 지금이 제도의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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