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상호존중 조례안 독일까 약일까

충북도의회 상호존중 조례안 독일까 약일까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26-01-18 14:29
수정 2026-01-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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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충북도의회.


국민의 힘 소속 충북도의원들이 발의한 상호존중 조례안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품격 있는 도의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시민단체는 정당한 의정활동을 위축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며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이정범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7명이 지난 12일 ‘충북도의회 상호존중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행정사무 감사나 각종 회의 시 개인이나 기관의 명예 또는 권익을 부당하게 훼손하는 비방,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의 발언이나 질의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회의 중 고압적 언행 또는 직권남용성 발언으로 자신의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할 경우 의장 등에게 발언과 질의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윤리적 품행 확립과 회의 참여자의 인격권 존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는 독소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조례안에 명시된 ‘고압적 언행’과 ‘직권남용성 발언’은 경계가 모호해 집행기관의 잘못을 날카롭게 질타하고 책임을 묻는 정당한 의정활동마저 위축될 수 있다”며 “비방, 모욕 등의 발언을 금지하는 조항은 집행부가 불편한 진실들을 묵살하거나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호존중이라는 추상적인 명분을 앞세워 비판과 견제의 날을 무디게 하려는 시도”라며 “이는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하려는 자기부정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일을 안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며 “김영환 충북지사 저격수인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을 견제하려는 꼼수 같다”고 꼬집었다.

엄태석 서원대 명예교수는 “상호존중은 자정결의 정도면 충분하다”며 “조례까지 만들면 새로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집행부 공무원들이 고압적 언행으로 인한 자신의 인격권 침해를 주장하며 답변을 거부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이정범 의원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의원은 “고압적 언행을 주장하며 회의 중단을 요구해도 의원들이 상의해 고압적 언행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질의를 계속할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조례를 방패막이로 악용하는 것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품격 있는 의회를 보고 싶다는 여론이 강해 조례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이번 조례안을 정당 간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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