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증금 깎아줄 테니 전입 신고는 안 돼’…사회초년생 울리는 꼼수

[단독]‘보증금 깎아줄 테니 전입 신고는 안 돼’…사회초년생 울리는 꼼수

김서호 기자
김서호 기자
입력 2025-04-13 17:01
수정 2025-04-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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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월세가에 ‘유령 주민’ 자처
전입 신고 여부 기재된 매물 중 22%가 ‘불가’
대놓고 ‘전입 신고 불가’ 명시해도 처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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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때문에 서울 생활을 시작한 김지수(25)씨는 지난달 임대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나가 달라”는 퇴거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버틸 재간이 없었다. 김씨가 지난해 월세 계약을 할 당시 보증금 1000만원 중 절반을 깎아 주는 조건으로 전입 신고를 하지 않아서다. 계약 기간이 1년 가까이 남았지만 김씨는 이사비 등도 못 받고 서둘러 원룸을 구해야 했다.

서울신문이 부동산 거래 플랫폼(직방·다방·부동산114)에서 13일 기준 거래 가능한 서울시 내 오피스텔 월세 매물 1433건을 분석한 결과 전입 신고 가능 여부가 표기된 매물 382건 중 ‘전입 신고 불가’를 내건 매물은 82건(21.5%)으로 집계됐다.

전입 신고는 임차인이 새로운 거주지로 옮길 때 이를 관할 기관에 알리는 기본적인 법적 절차다. 이 절차를 밟아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각종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입 신고를 안 하면 우선변제권 등이 생기지 않아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퇴거 요청을 거부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집에 살고 있다는 입증이 어려워 은행 대출이 불가하거나 진행 과정 중 정지될 수 있고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도 불가하다.

이렇게 임차인 불이익이 큰데도 ‘전입 신고 불가’ 매물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급등하는 전월세 가격과 맞물려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1.57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한두 푼이 아까운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싼 주택 보증금을 내고 ‘유령 주민’이 되는 것을 자처하는 것이다. 실제 이화여대가 위치한 서대문구 대현동은 74건 중 17건(23%), 건국대와 세종대 등이 위치한 광진구 화양동은 56건 중 13건(23.2%)이 ‘전입 신고 불가’로 대학가에 이런 매물이 유독 많았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입 신고를 하지 않는 대신 보증금이나 월세를 깎아 주는 조건이 임차인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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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에 전입 신고가 불가능하다고 명시한 매물. 각 플랫폼 캡처.
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에 전입 신고가 불가능하다고 명시한 매물. 각 플랫폼 캡처.


전입 신고 금지, 임대인은 세금 줄이는 꼼수임대인들이 전입 신고 금지 특약을 넣는 것은 세금 때문이다.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때 업무용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는다.

이호병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인들이 오피스텔을 실제 주거용으로 활용하면서 세금은 저렴한 업무용으로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임대인의 보유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많게는 수천만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아낄 수 있다.

법원은 임차인이 전입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약은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계약 후 전입 신고를 해도 집주인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강남역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최모(53)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법적으로는 전입 신고를 해도 무방한데 집주인과 갈등이 발생하면 보증금 회수 등 불이익이 생길까 우려해 안 하는 임차인이 많다”고 전했다.

공인중개사가 이런 특약의 존재를 알고도 임차인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계약을 중개하면 공인중개사법(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임차인도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임대인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혁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변호사는 “기본적인 피해 규모 등 통계조차도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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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DB
서울신문 DB


전문가 “허가 때부터 주거용 여부 엄격히 구분”과거 전입 신고를 안할 시 임대인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해 책임을 강화하는 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주택 보증금을 보호하는 안전장치인 ‘전입 신고’를 막는 특약은 전세 사기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서울신문은 어떻게 하면 전입 신고 금지 특약을 근절할 수 있을지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물었다.

전문가들은 임대인들이 전입 신고가 안 되면 주거용 오피스텔을 세금이 저렴한 업무용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만큼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건축 허가를 내 줄 때부터 주거용과 업무용을 엄격하게 구분 짓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과세 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소형 오피스텔은 과세 시 주택 수에 집계되지 않도록 하면 임대인이 전입 신고를 받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다”(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무조건 주택 수에 따라 과세하기보다 공시지가 일정 금액 이상의 매물만 주택 수에 집계하는 등 주택 가치에 따라 현실적인 과세를 하면 된다”(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의 의견이 있었다.

강력한 처벌과 실효성 있는 단속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입 신고 없는 주택 임대인을 처벌하고, 이러한 거래를 종용하는 중개인들은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강남6)이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제12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규제 완화, 청년 정책 패러다임 전환, ‘G3 서울 플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비전을 밝혔다. 우선 의정 각오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의회는 상호 비방하는 의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라며 “소수 여당으로서 철저히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며, 시장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시민의 삶이 변한 만큼 일괄적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핀셋 규제’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제12대 의회 개원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1호 안건으로 발의한 ‘G3 서울 플랜 지원 결의안’의 당위성도 언급됐으며 “서울을 글로벌 Top 3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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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주기적인 현장 단속으로 세금 회피를 위한 특약 조항을 찾아내야 한다”(김예림 법무법인심목 변호사), “특약에도 불구하고 전입 신고를 하면 보호받는다는 사실, 이런 특약이 명시된 매물은 계약하지 않는 게 좋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우선”(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이라는 제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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