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줄었지만 ‘버려진 양심’은 늘었다

안전불감증 줄었지만 ‘버려진 양심’은 늘었다

강동용 기자
강동용 기자
입력 2023-10-09 00:03
수정 2023-10-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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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여명 몰린 ‘서울세계불꽃축제’ 봉사단 참여해 보니

시민들 스스로 “밀지 마세요”
안전요원 안내 따라 공간 확보
돗자리 등 쓰레기 투기는 여전
서울시 “작년보다 40%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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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무질서하게 쌓여 있다.
지난 7일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무질서하게 쌓여 있다.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인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가 큰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쓰레기 투기는 여전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40%가량 늘었다. 일부 시민들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통행로를 막아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신문 기자가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시민 안내와 행사 뒷수습을 도왔다.

불꽃쇼 시작 두 시간여를 앞둔 지난 7일 오후 5시쯤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여의나루역 일대는 노점상에서 음식을 사려는 대기 줄과 명당을 찾아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기자가 “보행로를 확보해 달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시민 대부분은 안내를 따랐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일행을 기다리거나 기념사진을 찍으며 움직이지 않아 한동안 혼란은 이어졌다.

시민들 스스로 “밀지 마세요”, “위험해요”를 외치며 안전사고에 대비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자원봉사단과 경찰이 병목현상이 발생한 곳을 찾아 ‘앞사람을 밀지 말라’고 안내하자 시민들은 제자리에서 기다린 뒤 차례로 이동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경찰과 주최 측은 안전요원 등을 지난해보다 60% 증원한 5400여명 배치했다.

이날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주최 측은 “인파에 밀린 것은 아니고 저혈압 증상을 보였으며 두 명 다 괜찮은 상태”라고 전했다.

불꽃쇼가 막을 내린 오후 8시 40분부터 기자는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빨간색 경광봉을 흔들며 출구 방향으로 귀가 인파를 유도했다. 약 한 시간 만에 인파가 빠져나가자 잔디밭과 주차장 등에는 버려진 돗자리, 일회용기에 담긴 음식물, 음료 페트병과 맥주 캔, 나무 꼬치,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몇몇 시민은 통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밟아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기자가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20분 만에 100ℓ짜리 대형 봉투 한 개가 가득 찼다. 함께 쓰레기를 줍던 한 자원봉사자는 세 번째 봉투를 채웠지만 여기저기 쓰레기가 남아 있자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최 측이 준비한 쓰레기봉투 9000여장이 소진된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청소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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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에서 쓰레기 약 70t이 수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불꽃축제(50t) 대비 40% 많고 평소 토요일(약 60t)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2023-10-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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