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정원 ‘중국 관련 수업’에 6명 신청…·반중정서에 중국어 교원 임용도 하락세

90명 정원 ‘중국 관련 수업’에 6명 신청…·반중정서에 중국어 교원 임용도 하락세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8-24 18:11
수정 2022-08-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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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30주년이지만···
교육 현장서 중국 관련 학문은 ‘위기’
반중정서·경제 위상 약화에 관심도 하락
“중국 제대로 배울 기회 줄어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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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 서울 중구 명동의 중국대사관 앞에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걸려 있다. 2022.8.24 박지환기자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 서울 중구 명동의 중국대사관 앞에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걸려 있다. 2022.8.24 박지환기자
한양대 교양 과목인 ‘중국의 역사와 문화’는 이번 2학기 수강신청 결과 90명 정원에 6명이 신청했다. 해마다 인기 교양강좌로 같은 과목을 두 개 반씩 개설해 놓았는데 수업을 듣겠다는 학생이 크게 줄면서 폐강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이 과목은 수강신청 정정 기간 10명을 못 넘기면 폐강된다. 또 다른 강의도 수강신청 인원은 정원의 절반도 안 되는 40명에 그쳤다. ‘현대 중국의 이해’ 수업도 마찬가지로 인기 과목이었지만 이번 학기 수강신청 인원(정원 각 100명)은 각각 39명, 27명으로 강의실 절반도 채우지 못하게 됐다.

24일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았지만 중국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못해지면서 대학가에서도 관련 수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하는 고등학생도 줄면서 중국어 교원 임용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년 동안 ‘중국 철학’을 가르쳐 온 김태용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로 불려 학교 차원에서도 신입생에게 중국어 수업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는 정책을 고려할 만큼 중요도가 높았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반중정서가 확산하고 산업 측면에서도 중국의 위상이 축소되면서 학생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20년째 ‘중국 정치’ 강의를 해온 공유식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어를 부전공으로 신청한 학생 수가 넘쳐서 부전공 수업을 추가로 개설해야 했다”면서 “교양 과목으로도 중국 관련 강의를 두개 반씩 여는 등 중국에 관심이 쏠렸는데 최근 동아시아 범위로 강의가 개편되는 등 중국 관련 학문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교단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어 과목의 중등 교원 임용 인원도 줄어들고 있다.

5년 전인 2018년 82명을 뽑았던 중국어 교원 임용 인원은 78명(2019년), 43명(2020년), 33명(2021년)에 이어 지난해 한명도 없었다. 올해 경기에서 15명을 뽑는 등 다시 늘어날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5년 전 수준으로 회복되기엔 역부족이다.

경기 지역의 한 고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이모(42) 교사는 “중국어 인기가 한창 많을 땐 제2외국어로 일본어와 중국어를 선택하는 학생의 비율이 2대 8 정도였지만 지금은 8대 2 수준으로 완전히 뒤집혔다”면서 “이전에는 중국어의 높은 난이도를 감수하고서라도 ‘취업이나 진학에 도움이 되니 배우겠다’는 인식이 컸다면 지금은 그런 인식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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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배경에는 국내의 반중정서와 경제적 실리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수교 당시에는 홍콩 영화 등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컸고 중국의 큰 시장, 싼 노동력으로 경제적으로도 이득을 보던 시기였다”며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전자제품 등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쟁관계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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