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파업…전국 900여개교 급식 차질

학교 비정규직 파업…전국 900여개교 급식 차질

입력 2014-11-20 00:00
수정 2014-11-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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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들 “차별 철폐하고 처우 개선하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20일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전국 900여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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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지역 학교 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투쟁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방학 중 생활안전대책 마련, 처우개선 예산계획 수립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지역 학교 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투쟁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방학 중 생활안전대책 마련, 처우개선 예산계획 수립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식이 중단된 학교들은 학생들이 점심을 거르지 않도록 식단을 변경해 간편한 음식을 제공하거나 빵·우유 등을 나눠줬다.

일부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챙겨오도록 하거나 단축수업·체험학습을 했다.

급식 차질은 21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이날도 파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 곳곳 급식 차질…강원·경남·광주·대전은 파업 철회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0일 비정규직 근로자 7천400여명이 파업에 나서면서 900여개교에서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410여곳은 빵과 우유 등으로 점심을 대체했고, 320여곳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50여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전남지역에서는 유·초·중·고교 144곳에서 정상적인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도내 학교비정규직 근로자 7천277명 가운데 14.7%인 1천76명이 파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파업 참가자 가운데 683명(63.5%)이 학교급식 인력이다.

충남과 세종 등 다른 지역 사정도 비슷했다.

노조원 2천300명 가운데 52.2%인 1천2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충남에서는 전체 학교(715개)의 17.3%인 124개교가 급식을 못했다.

세종에서는 조합원 300명 가운데 83.3%인 250명이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32개 학교가 급식을 중단했다.

충북에서는 급식 종사자 286명, 교무실무원 46명을 비롯한 노조원 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도내 480개 초·중·고와 특수학교 가운데 47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또 전북 121개교, 경기 93개교, 서울 84개교, 경북 74개교, 부산 47개교, 인천 36개교, 세종 32개교, 제주 25개교, 울산 52개교가 급식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어제 급식비 8만원 지급과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폐지 등 노조 측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도 “파업 규모에 따라 파업 불참자, 교직원 자체 인력 등 대체인력을 활용해 급식과 업무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상황반, 처리대책반 운영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경남·광주·대전지역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 급식 차질을 피했다.

학교 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는 매월 급식비 8만원(당초 요구안 13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55억원을 편성하겠다는 강원도교육청의 제안을 수용, 전날 총파업을 철회했다.

학교 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도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중재로 경남도교육청과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한 도교육청과 협상을 타결했다.

노조와 도교육청은 상여금 일부 지급과 장기근속수당 상한 연장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경순 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은 “도교육청과 합의한 내용은 우리가 요구한 사항의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경남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협상을 타결했다”고 말했다.

◇ 급식 중단 일선학교, 고구마·빵·우유로 대체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학교들은 고구마나 빵, 우유 등으로 점심을 대체했다.

일부 학교는 사전에 공지, 학생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저마다 챙겨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대구시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삶은 고구마와 빵, 음료수로 점심을 때웠다.

이 학교 교감은 “가정에서 도시락을 준비하기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아 고구마와 빵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21일에는 배식 도우미 2명의 도움을 받아 오븐에 빵을 굽고 계란을 삶아 점심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경기 수원의 한 중학교는 이날 빵 2개, 푸딩 1개, 초콜릿우유 1개, 견과류 1봉지로 학생들의 점심을 해결했다.

일부 학부모는 급식이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도시락을 챙겨오기도 했다.

이 학교 학부모 박모(40)씨는 “급식 대신 빵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처 식당에서 도시락을 챙겨왔다”며 “3학년 남자아이라 빵만 먹으면 부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처우 개선하라” 비정규직 노조 전국서 집회

이날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집회도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충북·울산·부산지부, 제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해당 지역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액 급식비(월13만원) 지급, 근속수당 상한제 폐지, 처우개선 수당 지급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지부는 이날 집회에서 “파업 투쟁에도 우리의 요구에 대한 답이 없다면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할 것이며 투쟁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도 충남도교육청과 세종시교육청 앞마당에서 각각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년간 단체교섭과 임금협약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정부는 지방교부금 삭감 등으로 노조를 압박해 왔고, 교육청도 정부의 예산 압박을 핑계로 비정규직의 열망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일부 학부모단체는 파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충북도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와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 급식을 협상의 도구와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학생의 권리와 학습권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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