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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상열 경위 부인 나현애씨 ‘대리 수상’… 애끊는 사부곡
전주 덕진경찰서 수사과 강력 1팀장으로 근무했던 고(故) 이상열(58) 경위는 전주 인근 범죄자들에게 악명(?)이 높다. 그의 별명은 ‘개코’였다. 1980년 순경 공채로 경찰복을 입게 된 뒤 28년간을 강력계에서 일해 온 베테랑 형사로 한번 쫓은 범인은 웬만해선 놓치는 법이 없었다. 정년을 2년 앞두고 팀장으로 근무하면서도 그는 늘 입버릇처럼 “한 5년은 거뜬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되뇌었다.
故이상열 경위 부인 나현애씨
추석을 보름 정도 앞둔 지난달 14일 이 경위는 갑자기 쓰러졌다. 한 달가량 이어진 특별방범 비상근무 중이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형사도 갑작스럽게 덮친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25일 전주 예수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장에 그는 없었다. 이 경위에게 수여된 대통령 표창은 아내 나씨가 대리 수상했다. 이날 경찰청 본관에서 만난 나씨와 딸 지후씨는 검은 옷을 입은 채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나씨는 “쓰러지기 전날 밤에도 오후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가 새벽 5시에 출근했다.”면서 “경찰 일이 천직이라며 가정보다 일을 더 중시했던 남편이 정작 경찰서에서 과로로 쓰러진 게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나씨에게 남편은 영화에서처럼 늘 위험한 현장 속에 사는 사람이었다. 나씨는 “귀갓길에 정체 모를 괴한들에게 끌려가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다.”면서 “이후 구급차 소리만 들려도 남편이 혹시 다친 건 아닐까 하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곤 했다.”고 말했다. 나씨는 “10만 경찰 가족이라면 아마 다들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인의 마지막 바람은 남편이 명예롭게 국립대전현충원 경찰묘역에 안장되는 것이다. 나씨는 “평생을 경찰을 위해 몸 바친 남편이 선배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2-10-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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