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쁜 아이들] 눈 뜨면 스마트폰 게임… 방과후 컴퓨터·TV… 잠들기 전엔 비디오게임

[눈 나쁜 아이들] 눈 뜨면 스마트폰 게임… 방과후 컴퓨터·TV… 잠들기 전엔 비디오게임

입력 2012-02-27 00:00
수정 2012-02-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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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 김군의 하루 살펴보니

오전 7시. 서울 용산의 A초등학교 3학년 김모(9)군은 눈을 뜨자마자 아빠의 휴대전화를 켰다. 어제 끝장을 보지 못한 스마트폰용 게임 ‘앵그리 버드’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현란한 화면 속 게임에 빠져들다 보면 20~30분이 금방 간다. 아빠가 출근할 때면 다시 휴대전화를 건네야 하지만 그 전까지 아빠의 휴대전화는 그의 차지다. 김군의 부모는 바쁜 출근 시간에 아이가 보채지 않게 하기 위해 별 생각 없이 휴대전화를 내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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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도 컴퓨터 연결된 화면

아빠가 출근하면 김군은 바로 휴대용 게임기를 집어든다. 초등학교 입학 때 선물로 받은 것이다. 화면에 나타난 형형색색 게임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쫓는 김군의 눈이 바쁘다. 김군은 20~30분쯤 게임을 한 뒤에야 식탁에 앉는다.

오전 8시 20분. 김군은 가방 속에 휴대용 게임기를 챙겨 넣고는 집을 나선다. 엄마가 “게임기를 왜 학교에 가져가느냐.”고 나무라지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려면 어쩔 수 없다며 막무가내다. 학교에 도착하면 선생님이 휴대전화를 수거한다. 김군의 반 학생 26명 중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김군은 지난 설날 할머니를 졸라 4학년이 되면 휴대전화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오전 9시 10분, 수업이 시작됐다. 선생님은 컴퓨터와 연결된 프로젝트 화면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매시간 이어지는 쉬는 시간 10분은 게임에 빠지는 때다. 게임에 빠진 김군은 오전에 한번도 화장실을 찾지 않았다.

●최소 6시간 이상 게임 등에 노출

12시 30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김군은 부랴부랴 점심을 챙겨 먹고는 컴퓨터부터 켰다. 귀가에서 점심 식사까지는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 ‘꿀맛’을 하기 위해서다. 꿀맛을 끝내고 게임까지 마치자 어느새 오후 3시. 학원에 갈 시간이다.

학원 2곳을 들러 오후 5시 30분쯤 집에 도착한 김군은 이번에는 텔레비전을 켰다. 그는 케이블 TV의 만화 채널 시간표를 줄줄 외우고 있다. 중간에 저녁 먹는 시간 30분을 빼고는 공중파 방송의 시트콤이 끝나는 8시 15분까지 계속해서 TV를 봤다.

저녁 8시 30분에 아빠가 귀가했다. 이때부터는 아빠와 비디오게임을 즐긴다. 김군이 하루 중 유일하게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게임을 끝낸 김군은 다시 컴퓨터를 켰다.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때는 엄마가 곁을 지켰고 숙제를 마치기까지 30분가량이 걸렸다. 이렇게 생활하는 김군이 하루 일과에서 컴퓨터와 텔레비전, 게임기, 휴대전화 등을 하며 보내는 시간은 최소 6시간이나 됐다. 아직 휴대전화는 없지만 손님이 오거나 휴일에는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1~2시간 늘어난다. 저녁 무렵이면 눈이 침침해지지만 개의치 않는다. 곧 잠자리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 때 1.5였던 김군의 시력은 현재 0.7로 떨어져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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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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