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도전 명분 챙긴 安… YS처럼 2인자 건너뛰고 ‘5년후 대권’ 무게

당권도전 명분 챙긴 安… YS처럼 2인자 건너뛰고 ‘5년후 대권’ 무게

안석 기자
입력 2022-03-30 21:58
수정 2022-03-3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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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대신 당 복귀 택한 안철수

安 “장관 후보 열심히 추천하겠다”
공동정부 명분 살리고 영향력 행사
6월 지방선거 직접 참전은 피할 듯
이준석 등 당내 경쟁 ‘넘어야 할 산’

일각 “정치적 압력에 회피성 결심”
안랩주식 백지신탁 문제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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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국무총리를 맡지 않고 당으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연호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국무총리를 맡지 않고 당으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연호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새 정부 국무총리직 및 6월 지방선거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당 복귀를 선언했다. 안 위원장의 이 같은 선택이 순수한 자발적 결단인지, 정치적 압력에 밀린 회피성 결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안 위원장이 지난 대선 단일화 때 행정직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던 사실에 비춰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실제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총리 카드’에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냈던 게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안 위원장의 정치 행보 역사를 돌아보면 어떤 압력이 가해졌을 때 뒤로 물러서거나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굳이 윤석열 정권 핵심의 기류를 거스르기보다는 훗날을 도모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가진 안랩 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대선 때도 안 위원장이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합당(국민의힘+국민의당)을 단일화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관측이 나왔을 만큼 돈 문제는 배제할 수 없는 변수다.

5년 뒤 대권 도전에는 총리보다는 당권 장악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권 2인자인 총리가 대통령이 된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당권이라는 게 지금 이준석 대표 임기가 내년이니까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일단 판세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6월 지방선거에 직접 ‘참전’하기보다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2023년 당권 도전→2024년 총선 지휘→2027년 대권도전 순으로 차기 행보를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내각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측근들이 입각할 ‘공간’이 커지기 때문에 안 위원장은 공동정부의 명분을 살리면서 새 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장관 후보를 열심히 추천하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안 위원장은 김종필(JP) 전 총리보다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 JP는 1997년 대선 야권 단일화로 김대중(DJ) 정부에서 초대 총리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을 잡는 데 실패했다. 반면 YS는 노태우 정부에서 3당 합당을 통해 여당(민자당)으로 변신한 뒤 대선후보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됐다. YS는 민자당에서 처음엔 비주류였으나 주류인 민정계를 권력투쟁 끝에 제압하고 대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3당 합당 당시 “민주화투쟁의 주역이 어떻게 군부쿠데타 세력과 손잡을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자 YS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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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위원장이 YS의 길을 꿈꾼다면 YS처럼 당내 경쟁자들과 싸우는 역경을 극복해야 한다. 당장 떠오르는 쟁쟁한 경쟁자만 해도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이준석 대표 등이 있다. 더욱이 현재 안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이 부산·경남(PK)이라는 강고한 지역 기반과 상도동계라는 위력적 충성그룹을 보유했던 YS에 못 미치는 점도 분투를 요구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알 수 없고, 안 위원장이 당권을 잡을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2-03-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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