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APEC회의 ‘동석’… ISD 재논의?

MB·오바마, APEC회의 ‘동석’… ISD 재논의?

입력 2011-11-12 00:00
수정 2011-11-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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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로 가는 이대통령

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하와이로 떠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어깨가 한층 무겁게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언질’이라도 받아오라며 11일 영수회동을 거부한 민주당의 ‘버티기’에 한껏 가슴이 눌릴 형편이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것인가. 만나서 FTA 얘기를 꺼내고, ISD 문제에 대한 양보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답변은 단연코 ‘절대불가’다. 우선 APEC 회의 기간 두 정상 간 양자회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고, 설령 만난다 해도 이미 미 의회의 비준까지 마친 협정을 다시 손 보자고 얘기를 꺼내는 자체가 국가 간 외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측은 이미 한·미 FTA 협정의 효력이 발효된 뒤 한쪽이 문제제기를 하면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협정이 발효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재재협상을 요구하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아주 거친 요구이며, 외교 관례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비준안이) 통과됐는데 돌아서자마자 정상 간에 그렇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며, 국제사회에서 나중에 그런 것들이 한국 정부에 줄 악영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APEC 회의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데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양자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이 대통령은 당초 태국, 파푸아뉴기니 두 나라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현재 파푸아뉴기니하고만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지난달 국빈방문 때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만났기 때문에 미국은 다른 참가국 정상 몇몇과만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ISD 논의의 또 다른 변수인 미 행정부의 기류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까지나 한국 내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철저히 함구한 채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ISD 관련 재재협상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의회를 설득한 끝에 지난달 가까스로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았는데, 재재협상안을 들고가 비준동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전례도 없고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행정부가 재재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정치 일정상 내년 말까지 비준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 의회는 지금 한창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면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FTA가 발효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한국 정부가 재재협상을 요구할 때는 미 정부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미 발효돼 가동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칠레도 한때 한·칠레 FTA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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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기자·워싱턴 김상연특파원 sskim@seoul.co.kr
2011-11-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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