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vs 박원순 ‘극과 극’ 정책승부

나경원 vs 박원순 ‘극과 극’ 정책승부

입력 2011-10-05 00:00
수정 2011-10-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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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극과 극의 승부가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자 구도를 형성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가 4일부터 세몰이에 나섰다.

두 후보는 여러 모로 대비된다. 교집합이라고는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것뿐이다. 여성과 남성, 엘리트 판사 출신과 운동권 출신의 대결이 우선 흥미롭다.

●“강북 우파” vs “강남 좌파”

나 후보는 강북(서울 중구)에 사는 ‘강북 우파’로 비춰지고, 박 후보는 강남(서울 송파)에 사는 ‘강남 좌파’로 불리기도 한다.

표면적인 차이보다 저변에 깔린 본질적인 차이가 더 크다. 거대 여당과 시민사회가 맞붙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민사회가 배출한 박 후보는 ‘안철수 바람’을 타고 제1야당의 벽을 넘었고, 급기야 한나라당에 도전장을 냈다. 나 후보는 한나라당을 방패 삼아 이 바람을 잠재워야 한다. 만일 오는 26일 한나라당마저 무너진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그야말로 ‘신천지’로 접어든다.

전통적인 여야 대결이 불발되면서 보수와 진보의 ‘대충돌’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돕는 게 기정사실화됐으며,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범여권 후보로 추대했던 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나 후보를 적극 돕기로 결정했다. 명실상부한 보수의 총집결이다.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전격 사퇴로 변수가 생기기는 했으나, 야권과 진보 시민사회단체는 박 후보 당선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첫 충돌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시정을 상징하는 ‘양화대교’에서 시작됐다. 서해뱃길 확보를 위한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를 놓고 박 후보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100억원 정도 더 들어가는데 추가로 지출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 후보는 “상류 측이 완성됐는데 하류 측을 그대로 두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므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되받아쳤다. 한강 수중보 철거를 놓고서도 박 후보는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나 후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양화대교 확장’ 첫 충돌

가장 큰 정책 충돌은 오 전 시장의 사퇴를 부른 무상급식에서 빚어질 전망이다. 나 후보는 새로 정비되는 당론에 따라 예전보다는 유연한 입장을 취하겠지만, 소득별 차등 급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힘을 빌려 중도층 포섭도 시급하지만, 무상급식 반대 투표를 위해 뭉쳤던 보수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당연히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주장한다. 야당·시민사회가 합의한 10대 핵심 정책과제 중 첫 번째가 초등학교와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디자인 서울’ 등 오 전 시장이 추진했던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해 나 후보는 선별적인 추진을, 박 후보는 불필요한 토건 사업 전면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선거 전술도 극과 극을 달린다. 나 후보 측은 ‘시민 후보’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정책 선거를 펼칠 계획이고,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책임자로 있던 아름다운 재단의 대기업 모금 논란을 집중 제기하며 도덕성 문제를 물고 늘어질 작정이다.

이에 맞서 박 후보 측과 야권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 전 시장은 물론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 후보와 ‘동일시’시켜 심판 구도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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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10-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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