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식판 정쟁’에 냉정했다

시민들 ‘식판 정쟁’에 냉정했다

입력 2011-08-25 00:00
수정 2011-08-2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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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상급식 투표율 25.7%… 개표 무산

24일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결국 투표함도 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건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러나야 할 상황에 놓였고, 서울시정은 물론이고 향후 정국도 격랑 속으로 빨려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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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가 무산된 직후 시청 상황실에서 시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9개월여간의 무상급식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복지 포퓰리즘 논쟁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오 시장의 그림자가 향후 ‘격랑 정국’을 예고하는 듯하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가 무산된 직후 시청 상황실에서 시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9개월여간의 무상급식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복지 포퓰리즘 논쟁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오 시장의 그림자가 향후 ‘격랑 정국’을 예고하는 듯하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이와 관련해 오 시장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은 이날 밤 긴급 4자 회동을 갖고 오 시장의 사퇴 시기를 비롯한 주민투표 이후 정국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오 시장의 퇴진 시점을 중점 협의했으나 일단 당 차원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총투표권자 838만 7278명 중 215만 7744명이 투표에 참여, 25.7%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투표함 개봉 기준인 33.3%에 이르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효 처리됐다. ‘단계적 무상급식안’과 ‘전면적 무상급식안’이 모두 부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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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가 무산됨에 따라 서울 초등학교 일부 학년에서 진행 중인 무상급식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의 초등학교 1~3학년 전체와 구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21개 자치구의 4학년생은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다. 내년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2014년까지 매년 한 학년씩 중학교 무상급식이 확대된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까지 거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투표 거부운동 장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그가 9월 말 이전에 사퇴하면 10월 26일에, 10월 이후에 사퇴하면 내년 총선과 함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보궐선거 시기와 어느 쪽에서 차기 서울시장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 구도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최종 투표 결과를 확인한 뒤 “시민들의 소중한 뜻을 개봉조차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면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퇴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주민투표가 야권의 승리로 기록됨에 따라 ‘복지 포퓰리즘’ 논란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야당의 비겁한 투표 거부와 방해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오 시장이 승리했다고 본다.”면서 “정책에 변화가 없고, 내년 총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늘은 대한민국이 복지사회로 가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부모의 경제적 형편과 상관없이 최대한 보편적 복지가 의무교육에 제공돼야 한다는 데 서울 시민이 동의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강병철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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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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