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기는 하지만”…국회, 겉과속 다른 ‘담뱃값 인상’

“반대하기는 하지만”…국회, 겉과속 다른 ‘담뱃값 인상’

입력 2010-11-09 00:00
수정 2010-11-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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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확산을 위한 담뱃값 인상에 국회가 표면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는 가운데 국회의원의 70%가량이 내심으로는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지난 1∼4일 여야 국회의원 109명을 대상으로 금연정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67.6%에 이르렀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의원들은 우리나라 담뱃값 수준이 물가상승률 및 소득수준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다는데 66.1%가 동의를 표했고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낮추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동의한 의원도 68.8%에 이르렀다.

적절한 담뱃값 수준으로 의원들은 4천500∼5천500원을 29.7%로 가장 많이 꼽았고 3천500∼4천500원이 18.9%이었으며 8천500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17.6%에 달했다.

의원들의 이같은 견해는 현재 보건복지부의 담뱃값 인상 추진이 정치권의 반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이다.

의사 출신으로 국회 보건복지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이 서민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담뱃값 인상을 막아서고 있으며 민주당 역시 비슷한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금연은 국민건강은 물론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며 “세수나 건강보험 재정과 상관없이 담뱃값을 인상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도 담뱃값 인상이 서민들의 금연 노력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건강을 제고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전체의 입장은 또 복지부의 주장과는 사뭇 다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복지부 입장에서는 국민건강, 청소년 흡연율 예방 차원에서 검토하는지 모르지만, 서민물가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담뱃값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너도나도 부르짖는 ‘친서민’ 사슬에 담뱃값이 구속돼 있는 양상이다.

금연운동협의회 김은지 사무총장은 “저소득층 건강 문제의 3분의 2는 흡연 탓”이라며 “저소득층의 흡연이 건강 문제와 직결돼 있는만큼 건강 형평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과감한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담뱃값 인상에 반대한 의원이 단 한명 뿐이었다는 사실 또한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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