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입력 2013-09-14 00:00
수정 2013-09-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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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두번째 비싸… 본산 시애틀의 3배

‘글로벌 커피제국’ 스타벅스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커피값을 비싸게 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한국소비자원 등 정부 기관까지 나서 가격 인하를 압박해도 요지부동이다. ‘스타벅스 대항마’를 자처하는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아티제 등 국내 브랜드들도 너도나도 고가 정책을 쓰고 있어 스타벅스만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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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나라 커피에는 얼마나 ‘가격 거품’이 끼어있는 것일까. 아무리 지적해도 내려가지 않는 대한민국 커피값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13일 서울신문은 스타벅스의 본산인 시애틀(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 12곳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오늘의 커피(이하 톨 사이즈·355㎖), 아메리카노, 라테 가격을 동시에 조사했다.

그 결과 라테를 기준으로 한 명목 가격에서 서울은 12개 도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고물가 도시로 유명한 런던이나 도쿄, 아부다비보다도 비쌌다. 지난 2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스타벅스 가격비교 지수(라테 그란데 사이즈·473㎖)에서 서울이 전체 29개 도시 가운데 13위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한 체감 가격을 따지면 서울의 순위는 베이징에 이어 세계 2위로 훌쩍 뛰어 오른다. 3위인 파리를 월등히 앞선다.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게 커피를 사 마시는 셈이다. 시애틀이나 시드니 시민들과 비교하면 체감 수치가 3배 이상 높다.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GNI)을 적용해도 한국의 체감 커피 가격은 워싱턴이나 시애틀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커피가 유독 한국과 중국에서 소득 수준에 견줘 과도하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측은 “커피값은 시장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이나 중국처럼) 앉을 자리가 많고 면적이 넓은 매장을 선호하는 나라에서는 임대료가 비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국민들의 과시욕이 큰 나라라는 점에 무게를 둔다. 가격이 비쌀수록 더 갖고 싶어하는 국민적 특성을 활용해 스타벅스가 ‘고가격 정책’을 펴고 있고, 경쟁업체들도 이를 따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타벅스를 ‘맥도날드’나 ‘타코벨’ 같은 대중 브랜드로 보지만,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고급 브랜드로 인식한다. ‘가격이 비쌀수록 품질이 좋고, 이를 소비하면 자신도 명품 이미지를 갖는다’고 믿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커피 업체들은 정확히 꿰뚫고 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이 그러하듯 한 나라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 브랜드가 일부의 비난을 의식해 순순히 가격을 내릴 리 만무하다.

박영순(47) 커피비평가협의회(CCA) 한국본부장은 “우리 국민들이 커피를 맛이나 향 등 본질적 가치가 아닌 커피 브랜드와 문화 등 부수적인 면을 위주로 소비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커피 가격이 이렇게 비싸도 소비자들이 별 저항 없이 사 주고 있어 업체만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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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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