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징용’ 사도광산, 유네스코 신청 절차는 어떻게

‘조선인 징용’ 사도광산, 유네스코 신청 절차는 어떻게

김정화 기자
입력 2022-01-30 11:00
수정 2022-0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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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서류 심사→현지 실사→권고안 마련
“강제 징용, 인류 보편가치 위배 강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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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등재 노리는 일본 사도 광산
세계유산등재 노리는 일본 사도 광산 2021년 8월 19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에 있는 ‘사도시마노킨잔’(佐渡島の金山·이하 ‘사도 광산’으로 표기)의 도유(道遊)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 니가타현과 사도시는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며 일본 문화심의회가 일본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현재 심사 중이다. 2023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일본 문화청에 추천서가 제출된 대상물은 사도 광산뿐이라서 이들 문화재가 일본 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가 다수 동원된 강제 노역 현장이기도 하다. 2021.11.23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는 방침을 굳혔다는 게 알려지며 외교부가 강하게 항의하는 가운데 향후 등재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마감 기한은 내달 1일이다. 일본 정부가 추천을 확정하면 곧바로 신청서가 세계유산센터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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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의 모습. 사도광산 관리회사는 이 갱도에서 쓰인 광석 운반수단을 전시해놓았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2022.1.4  연합뉴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의 모습. 사도광산 관리회사는 이 갱도에서 쓰인 광석 운반수단을 전시해놓았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2022.1.4
연합뉴스
일본의 사도광산 모습 [출처=사도광산 홈페이지]
일본의 사도광산 모습 [출처=사도광산 홈페이지]
세계유산센터는 신청서를 접수해 검토하고, 형식상 완결성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심사를 진행한다. 내용과 관계없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신청서는 심사하지 않는다. 신청서에 문제가 없으면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서류 심사와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현지 실사는 보통 전문가 1∼2명이 한다.

이후 이코모스는 서류 심사와 현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청 유산이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판단한다. 등재 기준에는 완전성과 진정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보존관리 계획 등이 포함된다. 필요한 경우 추가 서류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코모스는 유산에 대해 ‘등재 권고’(Inscribe)·‘보류’(Refer)·‘반려’(Defer)·‘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골라 당사국에 전달한다.
세계유산 노리는 사도 광산의 채굴 흔적. 연합뉴스
세계유산 노리는 사도 광산의 채굴 흔적. 연합뉴스
사도광산이 ‘등재 권고’ 유산으로 분류될 경우 세계유산 등재가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유산으로서 가치가 부족하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하면 ‘보류’나 ‘반려’, ‘등재 불가’로 결론날 수도 있다. 이 시점은 내년 봄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권고는 자문기구 의견에 그친다. 일본 정부가 이코모스의 지적 사항을 보완한 뒤 내년 여름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위원국을 설득해 등재를 시도할 수도 있고, 일단 철회했다가 2024년 이후 재신청할 수도 있다.

실제 한국의 경우에도 ‘갯벌’은 지난해 자연유산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반려’라는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두달 뒤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갯벌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구역 확장을 약속하며 결국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한양도성은 2017년 이코모스로부터 ‘등재 불가’ 판정을 받았고 이후 재신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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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코모스와 유사하게 ‘등재’·‘보류’·‘반려’·‘등재 불가’로 분류한다. 등재 불가 판정을 받으면 재신청이 불가능하지만, 보류나 반려 판정을 받으면 추가 자료를 제출해 후에 재심의할 수도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사도광산과 관련해 이코모스로부터 보류 등의 권고안을 받더라도 다시 신청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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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계 관계자는 “조선인 징용 사실이 명확한 갈등유산인 사도 광산의 등재 신청이 확정되면 위원국을 대상으로 역사적 사실과 문제점을 알리고, 신청서 내용에 결함이 없는지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피해자와 소통하지 않는 유산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유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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