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홍콩 시위 반대’ 여론몰이

中관영매체 ‘홍콩 시위 반대’ 여론몰이

입력 2014-10-27 00:00
수정 2014-10-2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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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재벌들 입장 표명 안해”→“반대” 하루만에 칼럼 번복

중국 관영 매체가 한 달째로 접어든 홍콩 민주화 시위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좌충우돌’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6일 ‘홍콩 재벌들이 홍콩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전날 ‘홍콩 재벌들이 시위에 대한 입장 표명에 주저하고 있다’는 비판 칼럼을 내놨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이다.

통신은 전날 “지난 9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홍콩 내 주요 재벌들이 시위에 대한 입장을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며 관련 재벌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홍콩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은 최근 시위대를 향해 귀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정작 시위에 대한 찬반 태도는 밝히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통신은 이날 발표한 중문 칼럼에선 “리카싱이 성명에서 법 준수를 요구한 것은 시위 반대의 뜻을 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날 시위에 침묵하고 있다고 지목한 리쇼키(李兆基) 헨더슨부동산그룹 회장, 로버트 쿡(郭鶴年) 케리그룹 회장 등에 대해서도 사실상 시위 반대 의사를 표명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문 칼럼은 삭제 처리됐다.

통신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는 시위대 해산을 바라는 당국의 조급한 심경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은 베이징을 지원하는 홍콩 재벌들이 당국의 기대와 달리 시위 반대 여론을 펴는 데 주저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홍콩의 주류는 시위를 원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부각시키고 싶어 한다.

당국은 또 시위대를 공개 지지한 채프먼 토(杜汶澤) 등 홍콩 연예인 3인방에 대한 중국 TV 출연 금지 지침을 내렸다고 타이완 연합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각급 방송사 간부들이 향후 최소 1년간 이들 3인방을 출연 정지시키라는 지침을 구두로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시위와 관련해 연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시위대와 홍콩 의회 내 범민주파 의원, 그리고 로마가톨릭 교회 홍콩교구의 조지프 젠(陳日軍) 추기경 등의 민주파 인사들에 이어 친중국 성향인 제임스 톈(田北俊) 자유당 명예주석까지 렁 장관의 퇴임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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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10-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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