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일본의 부(副)수도 추진

[씨줄날줄] 일본의 부(副)수도 추진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6-10-04 23:54
수정 2026-10-0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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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부(副)수도 설치를 위한 기본 법령을 공포한 것은 지난 7월 31일. ‘국가사회 기능의 지속성 확보 및 부수도 정비 추진에 관한 법률’이다. ‘부수도’는 ‘대규모 재해가 발생해 도쿄권에서 수도 중추기능을 유지하기 곤란해지면,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 기능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대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규모 재해’란 규모 7 이상의 초대형 지진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앞서 일본은 2013년 ‘수도직하지진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했다. ‘수도직하지진’이란 ‘도쿄권 및 주변 지역의 지각 경계 또는 지각 내부를 진원으로 하는 대규모 지진’이다. 그러니 부수도에는 수도직하지진에도 수도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국가기능을 분산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부수도는 애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구상됐다. 오사카부·오사카시·사카이시가 2015년 국가 성장을 이끌어 갈 ‘동서 2극’으로 오사카를 부수도로 만드는 방안을 공표했다. 당시 오사카가 부수도에 부여한 ‘재난 등 비상시 도쿄의 수도기능을 보완·대체하는 백업 거점’이라는 의미를 중앙정부가 채택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부수도법 시행령도 엊그제 공포했다.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은 오사카, 아이치, 후쿠오카, 홋카이도로 좁혀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부수도를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두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 결과 뜻밖에 홋카이도가 유력한 후보지의 하나로 떠올랐다. 도쿄와 동시에 재난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고 국가기능의 지리적 분산·백업 거점이라는 의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자연재해 대비가 더해졌을 뿐 통일신라가 지방 통치와 군사·행정을 강화하고자 설치한 5소경(五小京)을 연상시킨다. 지역별로 안배한 김해 금관경, 남원 남원경, 청주 서원경, 충주 중원경, 원주 북원경이다. 개경의 중앙정부 기능을 평양 서경, 경주 동경, 서울 남경에 분신시킨 고려의 다경제(多京制)도 다르지 않다. 세종시의 지위에 대한 고민도 본격화해야 할 것 같다.
2026-10-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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