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억’을 주제로 교보아트스페이스가 기획한 전시의 일부였다. 누구나 잊고 싶은 기억을 종이에 적어서 통에 던져 버리면 된다.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궁금해 상자 안을 유심히 들여다봤지만 다들 어찌나 세게 구겼는지 한 장도 알아볼 수 없었다. 다만 켜켜이 쌓인 삭제의 흔적들이 묘한 위로와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오래 간직하고 싶은 추억과 서둘러 잊고 싶은 기억이 어김없이 공존한 한 해였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쁜 기억 따위는 힘껏 구겨서 세상 밖으로 던져 버려야겠다. 좋은 추억만 되새기기에도 짧은 인생 아닌가.
2023-12-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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