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형사체계 수장 공석 우려
정치적 고려로 인사 지연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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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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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의는 후임 비서실장 발표와 함께 수리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1일 사표가 수리된 청와대 정책실장도 3주가 지나도록 지금껏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비서진의 투톱이 공석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질까 걱정이 앞선다.
청와대만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 공석은 보통 일이 아니다. 정성호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후임자가 지명되지도 않았는데 퇴임했다. 보통은 후임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는 자리를 유지하는데, 그 전례를 깬 것이다. 설상가상 김승원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새 법무부 장관이 언제 임명될지 기약이 없어졌다.
지금 법무부는 78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개편을 진두지휘해야 할 부처다.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이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법무부 장관이 없어 공소청장 인사도 하지 못 하고 있다. 법무부는 어제 검사 정원 2292명의 80∼85% 수준으로 공소청을 연 뒤 향후 정원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과 공소청장도 없이 조직 개편안부터 발표한 것이다. 일의 순서가 뒤죽박죽 꼬이고 있다.
어제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민 권익 보호에 작은 빈틈도 생기지 않도록 신설 제도의 조기 안착을 지원해 달라”고 관계 부처들에 주문했다. 국민 귀에 공허한 말로 들리지 않겠는가.
행정안전부 산하의 중수청장 임명도 지연되고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여권 강경파의 반발 때문이다. 어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김용민 의원이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여론의 우려에도 중수청을 밀어붙여 놓고 이제 와서 옥신각신하니 국민은 배가 어디로 가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수사권을 독점할 경찰의 수장은 무려 21개월째 공석이다. 검찰 인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데도 이러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새 형사사법체계를 지휘할 3대 기관 수장이 모두 공석인 셈이다.
국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도를 새로 시행하겠다면 적어도 몇 달 전에 인사와 직제가 완료됐어야 한다. 지금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한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어야 정상 아닌가.
요직 인사가 하세월인 것은 이런저런 정치적 고려가 앞서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오로지 업무 능력과 도덕성만 보고 적임자를 찾는다면 이렇게까지 지연될 일이 아니다. 국민 불안이 더 깊어지기 전에 최대한 인사를 서두르기 바란다.
2026-09-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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