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동행·매력 잠실 돔구장

[마감 후] 동행·매력 잠실 돔구장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24-03-15 04:01
수정 2024-03-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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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고민거리가 생겼다. 올 시즌부터 스마트폰으로 야구 중계를 보려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 유료로 가입해야 한다. 매월 최소 5500원을 내야 한다는데 막상 결제를 하려니 망설여진다. 그동안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혼밥을 하면서 습관처럼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 야구 중계를 켜고 봤다. 프로야구는 서민의 스포츠이자 일상의 스포츠인 줄 알았는데 유료라니. 왠지 모를 배신감과 거리감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는 야구장에 직접 가서 경기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2010년부터 포스트 시즌 입장권은 100% 인터넷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는데, 고령층 LG트윈스 팬 몇 명은 현장에서 표를 파는 줄 알고 잠실야구장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당시 방송 뉴스에 소개된 한 어르신은 “나이가 칠십 다 된 사람들은 못 산다. MBC 청룡서부터 팬인데 못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출범 43년째를 맞는 프로야구는 올해 여러 의미에서 변곡점을 맞았다. 로봇심판이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고, 투수의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록도 도입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잠실 돔구장 조성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올해 말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돔구장을 포함한 스포츠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잠실 돔구장의 청사진은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북미 출장 중 발표됐다. 투수 류현진이 속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였다. 로저스센터는 4만 1000석 규모의 돔경기장으로, 토론토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 객실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숙박비는 경기 일정에 따라 약 300~2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0만~25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이 경기장을 벤치마킹해 야구장과 호텔을 연결해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당시 “호텔하고 돔구장이 붙어 있기 때문에 삼삼오오 함께 모임을 즐기면서 야구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공개한 잠실 돔구장 단면도를 보면 야구장뷰 호텔 객실뿐 아니라 스카이박스, VIP 테이블석 등 각종 프리미엄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서울 한복판에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럭셔리 첨단 구장이 지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설레는 일이다. 우취(우천 취소) 걱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야구팬들,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 K팝 콘서트를 볼 수 있는 한류팬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달성하고픈 서울시 모두 으리으리한 돔구장을 환영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야구가 ‘아무나 못 보는 스포츠’에 이르러 우리와 더이상 멀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가뜩이나 돈을 내야 야구 중계를 볼 수 있는 시대, 디지털 약자는 예매조차 어려운 시대다. 잠실 돔구장의 일부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져야 한다. 어린이와 고령층, 장애인에게 활짝 열려 있는, 또 문화 소외계층이 자주자주 초청받는 따뜻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오 시장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내세운 서울의 비전은 ‘동행·매력 특별시’다. 언뜻 보면 반대되는 가치처럼 느껴지는 ‘동행’과 ‘매력’. 잠실에 씌워지는 둥근 돔지붕은 이 두 가지를 다 담을 수 있을까.

장진복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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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복 전국부 기자
장진복 전국부 기자
2024-03-1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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