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팩트시트’ 공개
李 “LNG 사업 ‘실무 검토’ 착수”트럼프 “최대 규모 에너지 투자”
알래스카 LNG 홈페이지 캡처
미국 알래스카 남부 니키스키에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모형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검토 착수’에 합의했을 뿐 아직 투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래스카 LNG 홈페이지 캡처
알래스카 LNG 홈페이지 캡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공식화한 데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 것에 한국과 미국이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등 합의되지 않은 내용까지 발표한 것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엑스(X)를 통해 “알래스카 LNG 사업은 대한민국 법 절차에 부합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working’(실무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직 사업 참여가 결정되지 않았고 투자했을 때 수익이 나지 않을 것 같으면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라고 밝혔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도 “알래스카 주민의 엄청난 승리”라며 한국의 프로젝트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러트닉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될 것”이라며 투자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양국이 이날 공개한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담은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프로젝트 노스’로 명명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해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명시돼 있었다. 한국이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거나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대신 미국이 알래스카에서 생산되는 LNG를 한국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한국에 우선 접근권을 주겠다는 ‘당근책’ 정도만 포함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실제로는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아 한국이 참여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검토 착수 합의’라는 성과를 ‘사업 참여’로 부풀려 홍보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미국이 국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미국도 악명 높은 프로젝트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관세 혜택을 주거나 한국 기업의 시공 참여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팩트시트 발표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놓고 한미가 치열한 협상을 벌이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양국은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6.472GW(기가와트)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 스타’에 최종 합의했다.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약 30조 3000억원)다. 2029년 1단계 상업 운전 개시 후 2032년까지 전체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사업은 글로벌 부동산 개발 업체인 릴레이티드 컴퍼니즈와 미국 1위 발전 운영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주도한다. 양국은 한국 기업에 터빈을 비롯한 각종 기자재를 공급할 기회를 주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20년 동안 최소 430억~450억 달러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프로젝트 파워’라고 이름 붙여진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대미 전략 투자액 2000억 달러 중 60%인 1200억 달러를 원전 8기를 짓는 데 투입한다. 이 중 최소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모델로 짓는다.
한국 기업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원전이 지어질 지역으로 러트닉 장관은 오하이오·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켄터키 등 4개 주를 언급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총 3500억 달러(약 47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중 2000억 달러는 이번에 합의한 전략적 투자에,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에 쓰기로 했다.
세줄 요약
- 트럼프, 알래스카 LNG 한국 참여 확정 발표
- 한국 정부, 상업성·법 절차 전제 실무 검토
- 팩트시트엔 검토 착수만 명시, 엇박자 노출
2026-10-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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