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5-02-11 00:04
수정 2015-02-1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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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수 3년 연속 구멍

지난해 국세 수입이 약 11조원 펑크 났다. 사상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1998년(8조 6000억원) 당시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다. 재정 균형을 찾기 위해 증세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든, 복지 구조조정을 하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원론적인 얘기로는 더 이상 국가 재정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직면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2014년 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05조 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10조 9000원 부족했다. 세수 결손은 2012년부터 3년째 계속됐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2012년 2조 7000억원, 2013년 8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경기 회복 지연으로 ‘4년 연속 펑크’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기재부는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올해 3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채 남발로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을 답습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금의 세수 결손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올해도 세수가 10조원 가까이 펑크 난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증세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원론적인 해법 외에 구체적인 재원 확보 대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예정된 국세 수입이 11조원 가까이 구멍이 났다는 것은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론적인 이야기 대신 공약 가계부가 실제로 가능한지 이 기회에 점검해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증세를 (커다란) 링거 주사에 비유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한 것은 (조그만) 유리앰플 주사 격”이라면서 “기대했던 투자·고용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늘어난 만큼 (증세보다 부담이 덜한 법인세 인하를)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세를 건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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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5-02-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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