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블랙리스트 뇌관’ 터뜨려… 특검, 모철민 소환 통보

유진룡 ‘블랙리스트 뇌관’ 터뜨려… 특검, 모철민 소환 통보

김양진 기자
입력 2016-12-27 22:50
수정 2016-12-2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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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2014년 퇴임 전 리스트 봤다…수시로 김기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김소영 통해 문체부 전달”

특검 “리스트 일부 명단 확보 수사”
김기춘·조윤선 휴대전화도 분석
작성 관여 의혹 정관주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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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모으고…
두 손 모으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것으로 지목된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27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왼쪽).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간여한 의혹을 받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스트의 실체와 함께 작성 주체와 목적 등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27일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관주(52)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또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0) 문체부 장관 등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특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외교부에 모 대사 소환을 요청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특검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발언이 핵심적 뇌관이 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퇴임 직전인 2014년 6월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 수시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당시 교육문화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작성 출처로 정무수석실을, 구체적인 작성자로는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을 지목했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 장관, 국민소통비서관은 이날 사표가 수리된 정관주 문체부 1차관이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이날 “블랙리스트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 대사도 앞서 지난 11일 해명 자료를 통해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내가 2014년 6월 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직을 사임한 뒤의 일로 연루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특검팀은 전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대해 1차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세간에서 블랙리스트라 부르는 명단을 일부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다만 블랙리스트가 실존하는지, 어떤 형태인지 등은 앞으로 조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문화예술인은 1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 관련 시국선언 참여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지지 ▲비정규직 노동자 시위 지지 등을 표명한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도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추정되는 표기와 함께 “사이비 예술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또 “문화예술가의 좌파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도 나타난다. 이 특검보는 “김 전 수석 비망록은 현재 사본 형태로 확보하고 있지만 적법한 증거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원본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전날 김 전 수석과 조 장관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영장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리스트를 토대로 김 전 실장 등이 문체부로 하여금 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끊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했거나 보고받았는지도 특검의 핵심 규명 대상이다. 유 전 장관도 “(블랙리스트 작성이) 정말 대통령 뜻인지 아니면 호가호위를 한 김 전 실장의 장난인지는 특검에서 가려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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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12-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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