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지역 대표성보다 투표 가치 평등이 우선”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 “지역 대표성보다 투표 가치 평등이 우선”

입력 2014-10-31 00:00
수정 2014-10-3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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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왜

도시와 농촌 간 인구 밀도와 면적 등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 편차 기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돼 왔다. 헌법재판소는 2001년 상·하한 인구 편차를 4대1로 정한 기존 공직선거법 조항을 헌법불합치라고 결정, 3대1 기준으로 개정토록 했다. 헌재는 이때 이미 결정문을 통해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 인구 편차 2대1을 기준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혀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헌재가 제시한 ‘상당한 기간’은 결국 13년이 됐다.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구 획정에도 ‘인구 편차 기준’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2012년 19대 총선을 전후로 이 기준 변경을 요구하는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이어졌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인구는 충청권이 호남권보다 많은데도 지역 선거구 수는 더 적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유권자 고모씨 등도 “최소 선거구인 경북 영천시 선거구의 인구 수는 서울 강남구갑의 3분의1, 서울 강서구갑의 2.95분의1, 인천 남동구갑의 2.97분의1에 불과하다”며 “투표 가치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평등 선거의 원칙에 반한다”며 헌소를 제기했다.

같은 취지의 사건 7건을 병합해 심리한 헌재는 청구인들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헌재는 다시 인구편차 기준을 변경하며 “현재는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돼 지역 대표성을 이유로 헌법상 원칙인 투표 가치의 평등을 현저히 완화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인구 편차의 허용 기준을 완화하면 할수록 과대 대표되는 지역과 과소 대표되는 지역이 생길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면서 “이는 지역 정당 구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인구 편차의 허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유럽 등 해외 추세도 고려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나왔다. 2001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기존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박한철·이정미·서기석 재판관은 “국회와 지방의회의 역할 차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은 투표 가치의 평등 못지않게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법률을 개정하더라도 도시에 인구가 집중된 상황이라 도시를 대표하는 의원 수만 증가할 뿐 지역 대표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농어촌 의원 수는 감소할 게 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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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4-10-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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