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증거조작 국정원 직원들 ‘징역형’ 일단락

사상 초유 증거조작 국정원 직원들 ‘징역형’ 일단락

입력 2014-10-28 00:00
수정 2014-10-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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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수사기관 증거조작’ 사건은 조작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전·현직 직원들이 28일 1심 재판에서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일단락됐다.

조작을 주도했던 김모(48) 과장과 사건의 총책임자이자 검찰이 사실상 ‘최종 윗선’으로 지목한 이모(54) 전 대공수사처장은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이인철 전 주선양 총영사관 영사와 권모(51) 과장도 징역형을 선고받아 이 형이 확정되면 국정원 직원 신분을 잃게 된다.

사건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고인 유우성(34)씨가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인 작년 9월 시작됐다.

당시 국정원은 2심에서 결과를 뒤집어 보려고 오랜 기간 신분을 감추고 활동했던 ‘블랙요원’ 김 과장과 권 과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해 총력전을 펼쳤다.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가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드나들었다는 믿을 만한 서류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었다.

국정원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런 기록들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자 비공식 루트로 3건의 문서를 입수했고 지난해 11월 검찰을 통해 이를 법정에 제출했다.

유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과 이 출입경 기록을 발급해줬다는 허룽시 공안국의 확인서, 유씨의 변호인이 제출한 중국 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를 반박하기 위한 싼허검사참의 답변서 등이었다.

그러나 유씨 변호인은 이 문서들의 진위를 문제 삼고 나섰다.

결국 지난 2월 14일 중국 대사관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는 위조된 것’이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회신하면서 증거조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은 2월 18일 진상조사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고, 한 달여만인 3월 말 김 과장과 조선족 제1협조자 김모(62)씨를 구속기소한 것을 시작으로 국정원 직원들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들은 수사과정에서는 물론 재판에서도 위조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국 내 협조자가 위조된 기록을 전달했고, 협조자를 신뢰한 자신들도 사실상 속았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조선족 협조자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과장에게 위조된 문서를 전달했고 국정원도 위조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국정원이 증거조작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3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인 지난 3월 자살을 시도하면서 유서에 국정원을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국정원 측에 불리한 증거와 증언이 나왔다. 김 과장이 허룽시 공안국의 확인서를 한국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팩스를 이용해 중국 선양영사관으로 보낸 사실이 팩스업체에 대한 사실조회로 드러났다. 허위 진술서나 위조 서류 확보 대가로 협조자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증언도 있었다.

검찰은 국정원 내부경비지급 문서를 증거로 제출하며 국정원이 협조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를 건넸는지도 특정했다.

조선족 제2협조자 김모(60)씨에게는 구체적인 초안까지 만들어주며 증거조작을 주도한 점도 법정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권 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증거조작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권 과장도 일부 증거조작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됐다.

결국 대공수사의 첨병 역할을 했던 국정원 직원들은 증거조작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받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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