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이 빚은 人災… ‘철수지시’ 책임공방만

안전불감이 빚은 人災… ‘철수지시’ 책임공방만

입력 2013-07-17 00:00
수정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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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상수도관 수몰 참사

서울 동작구 노량진 상수도관 공사 현장 수몰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닷새째 장맛비가 쏟아졌고 팔당댐 방류 등으로 한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갈 것이 예상되는데도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상황 변화에 따른 대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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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지난 15일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상수도관 공사 수몰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이 16일 사고현장으로 이동하며 오열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사 발주처인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전날 오전 10시 감리회사인 건화에 현장 안전 관리를 철저하게 할 것을 지시했다. 시공사 3곳 중 한 곳인 천호건설 소속 박종휘 현장소장 등 4명이 현장 점검 뒤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판단 근거는 당시 서울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팔당댐 방류량이 점차 줄고 있었으며 또 범람 기준이 6.8m였으나 1.3m가량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비가 그친 상태였어도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된 상황이라 이러한 판단은 결국 적절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에 초당 6000~8000t이었던 팔당댐 방류량은 낮 12시부터 크게 늘어 오후 4시쯤 최고 1만 6000t에 달했다. 박 소장은 “한강 둔치 범람은 팔당댐 방류와 연관돼 있는데 강원 북부 지역 강수량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판단 착오를 사실상 시인했다.

한강 수위가 높아지거나 우기 때 팔당댐 방류량에 변화가 생기면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대피하도록 한 수방 계획도 무용지물이었다. 이마저도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담은 세부 지침은 아니었고, 하도급업체인 동아지질이 자체 마련한 지침도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화 소속 이명근 감리단장은 “팔당댐에서 계속 방류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한강 수위 변화가 예측됐기 때문에 인부들이 매뉴얼대로 당연히 빠져나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제대로 된 사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고 발생 40여분을 앞두고 뒤늦게 철수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박 소장은 오후 4시 13분 현장팀장으로부터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범람 위기에 처한 현장 사진을 전달받고 4분 뒤 팀장을 통해 동아지질 측에 작업 중단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 인부들에게까지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동아지질 강기수 전무는 “확인한 결과 연락받은 게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상수도관 길이가 1㎞이상이고 바닥에 장애물도 많아 탈출에 최소 40분에서 최대 1시간이 걸린다”며 “10~20분 전에 연락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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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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