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임명, 완벽한 제도는 없지만 투명하고 공정해야”…리샤 바그너 캐나다 연방대법원장 인터뷰

“법관 임명, 완벽한 제도는 없지만 투명하고 공정해야”…리샤 바그너 캐나다 연방대법원장 인터뷰

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입력 2026-09-20 15:22
수정 2026-09-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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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 임명, 투명성과 공정성의 핵심 강조
  • 독립 추천위원회·장관 임명 구조 소개
  • 사법 신뢰 위해 국민 소통과 공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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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 바그너 캐나다 연방대법원장
리샤 바그너 캐나다 연방대법원장


아·태 대법원장회의 참석 위해 방한
“사법 독립 위해 국민과 소통 중요”
2017년 12월 취임 후 정례 기자회견도
“법관 임명의 목표는 절차를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샤 바그너(69) 캐나다 연방대법원장은 20일 투명한 절차와 국민과의 소통이 사법 신뢰를 지탱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바그너 대법원장은 “완벽한 제도는 없다”며 “캐나다의 임명 절차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수년에 걸쳐 발전해 더 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법학자·시민·정부 대표로 구성된 독립 추천위원회가 신청자를 검토해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이 그 명단 안에서 법관을 임명한다. 대법관은 총리가 임명하는데, 임명 전 반드시 대법원장과 협의해야 한다.

바그너 대법원장은 사법 독립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12월 취임 이후 매년 정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판결 핵심을 한 페이지로 정리한 ‘판결 요약본’과 연례보고서를 발간하고, 수도 밖 다른 지역에서도 대법원 심리를 열어 시민이 직접 재판을 볼 수 있게 했다.

바그너 대법원장은 “허위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관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은 대법원장의 유전자(DNA)에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동료 판사들에게 국민과 직접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숨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는 원칙도 언급했다. 그는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말을 아껴야 하며 정치적인 것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며 “정치인과의 논쟁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법원이 존중과 신뢰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세상이 바뀌었고 20년 전에 옳았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말을 아끼는 전통은 지키면서 국민에게 법원이 하는 일을 설명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법을 잘 알지 못해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논평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캐나다에는 비슷한 입법이 없다며 “판결을 비판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민주주의의 일부지만, 사람을 비난하면 사법 제도의 명예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법관의 책임은 사법위원회 진정 절차로 다뤄진다. 사법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그는 “법관이 규칙이나 윤리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면 진정이 제기될 수 있지만,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진정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사법부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그너 대법원장은 “AI를 거부할 수는 없다”며 “AI를 피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고 적절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위원회가 법관들에게 하는 가장 중요한 권고는 판결의 결론을 얻기 위해 AI를 쓰지 말라는 것”이라며 “최종 판결은 기계가 아니라 법관의 머리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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