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구더기가 들끓을 때까지 방치됐다가 숨진 육군 부사관의 아내 A씨가 생전 폭행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11월 17일 구조 당시 A씨의 모습. 2025.12.13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온몸에 구더기가 들끓을 때까지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 남편 재판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부검의는 “15년간 부검을 하면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 구더기가 나온 건 딱 두 번 봤다”면서 숨진 아내의 몸에서 발견된 골절과 괴사성 병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증언했다.
24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부사관 남편 A씨의 세 번째 공판에는 국과수 부검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JTBC가 입수한 국과수의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숨진 아내의 왼쪽 6번 갈비뼈 바깥쪽에서 가골이 형성된 오래된 골절이 확인됐다. 가골은 골절 이후 아물면서 한달 이내 생기는 뼈 조직이다.
부검의는 이 골절에 대해 “최소 2주 이상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폐소생술로 생긴 골절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아내 몸 곳곳에 퍼진 괴사성 병변은 피하지방층까지 깊게 퍼져 있었고, 하루 만에 생길 정도는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종아리 뒤쪽에선 부검 도중 파리의 유충이 발견됐다고 증언했다.
부검의는 “15년간 매년 평균 200건을 부검했다”며 “사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구더기가 생긴 건 이 사건을 빼고 단 한 건”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아내의 상태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검의는 “괴사성 병변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분변까지 묻어 있는 상태라 냄새가 상당해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악취는) 부패한 시신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다음 달 마지막 재판에는 숨진 아내를 마지막으로 진료한 담당 의사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A씨가 “아내의 의식이 없다”고 119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구급대 출동 당시 아내는 소파에 앉은 채 발견됐다. 오물이 덮인 채 발견된 아내는 몸 전체에 심각한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고, 썩은 부위마다 수만 마리의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병원으로 옮긴 다음 날 아내는 피부 괴사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졌다.
A씨는 체포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은 폭행과 학대를 의심하고 있다. 피해자의 배에는 7.4ℓ가량 복수가 차 있었고 심장 무게는 620g으로 정상의 두 배 수준으로 부어 있었다. 목과 옆구리, 꼬리뼈 등 몸 곳곳에서 피부가 썩어가는 괴사성 병변도 확인됐다.
최종 사인은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었다.
A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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