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친화병원·와상 전용 이동권 도입…장애인 병원 문턱 확 낮춘다

장애친화병원·와상 전용 이동권 도입…장애인 병원 문턱 확 낮춘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6-02-23 16:12
수정 2026-02-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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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애인 건강관리종합계획 발표
와상장애인 전용차량·장애친화병원 첫 도입
전담 코디네이터가 의료 전 과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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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 대학병원 응급실 인근에 환자용 휠체어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부산 모 대학병원 응급실 인근에 환자용 휠체어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뇌 병변 중증 장애인 A씨(69)에게 병원에 가는 일은 늘 큰 결심을 요구했다. 감기 기운이 심해져도 휠체어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사설 구급차를 부르자니 왕복 15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부담이었다. 어렵게 도착한 병원에서도 장애인용 검사 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진료를 포기하고 돌아서는 일이 잦았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은 중증 장애인들이 병원 문턱 앞에서 겪어온 물리적 장벽이 상당 부분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장애인 건강권을 독립된 정책 영역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의료 접근 체계를 전면 손질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제27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거쳐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핵심은 ‘중증 와상장애인 이동 지원’과 ‘장애친화병원’ 지정·운영이다.

의료이용 전 과정 지원 ‘장애친화병원’ 도입
2027년 4곳을 열고 2030년 8곳으로 확대
정부는 이동권의 최전방 사각지대였던 중증 와상장애인을 위해 침대형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전용 차량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사설 구급차 외에 대안이 없던 이들을 위해 민간 구급차 이용 비용을 지자체가 지원하는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한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유 1위는 ‘이동 불편(36.5%)’이었다. 이동의 제약이 곧 건강권의 침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다.

검진·산부인과 등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한데 모은 ‘장애친화병원’도 운영한다. 2027년까지 4곳을 먼저 열고 2030년 8곳으로 확대한다. 이곳에는 전담 코디네이터가 배치되어 접수부터 진료, 수납까지 의료 이용 전 과정을 돕는다. 아울러 의료기관 인증평가에 장애인 진료 관련 지표를 도입하고 장애 친화 의료기관에는 2028년 적용을 목표로 건강보험 수가 등 적정 보상 방안을 마련한다. 병원이 장애인 진료 환경을 자발적으로 갖추도록 유도하는 구조적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정체되어 있던 복지 행정 체계에도 변화를 줬다. 앞으로 예비장애인이 주민센터에 장애 등록을 신청하면 해당 정보가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로 자동 전송된다. 장애인이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던 시스템을 개선해 국가가 먼저 건강주치의나 방문 재활 서비스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번 발표는 장애인 건강권을 국가 정책의 독립된 영역으로 설정한 첫 종합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미충족 의료율’ 목표치가 너무 보수적으로 설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23년 17.3%인 장애인 미충족 의료율을 2030년까지 16.4%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향후 7년간 실제 줄여내겠다는 수치가 0.9%포인트에 불과하다. 인프라 확충 계획에 비해 장애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변화의 폭은 상대적으로 좁게 설정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스란 복지부 1차관은 “미충족 의료 이용률 목표치가 지표상 낮아 보일 수 있으나 결코 현상 유지는 아니다. 1%포인트가량을 개선하는 것도 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장애인과의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점은 정책적 고민 지점이지만,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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