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서울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형사 성공보수를 인정한 하급심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청년 기회 사라지고, 전관이 더 많이 선임”
“비밀유지권, 사내 변호사도 보호받아야”
“디스커버리 제도, 형사 사건 해결 용이해질 것”김기원(41·변호사시험 5회) 서울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은 최근 변호사의 형사 성공보수를 인정한 판결에 대해 “형사 성공보수를 일률적이고 절대적으로 무효로 보면서 국민과 변호사 모두에게 피해가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세미나를 개최하고 교수들의 의견서를 받아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날 수 있도록 서울변회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일 서울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형사 성공보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1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부장 최성수·임은하·김용두)는 지난달 23일, 법무법인 위가 의뢰인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 항소심에서 “형사 성공보수 약정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서울변회에서 형사성공보수 소송 지원 대리인단을 이끌었다. 김 부회장은 “형사 성공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착수금이 올라가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일부 변호사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청년 변호사의 경우 착수금을 적게 받는 대신 사건 결과에 따라 보수를 받았는데 그런 기회조차 사라졌고, 오히려 전관이 더 많이 선임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을 도입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비밀유지 ‘의무’만 있던 변호사에게 비밀을 지킬 ‘권리’가 생기는 것으로, 1년 뒤 시행된다. 김 부회장은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고 말하지 못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로펌 압수수색 등으로) 오히려 약점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사내 변호사도 경영 업무가 아닌 순수한 법률자문과 관련된 것이라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형사 성공보수, 비밀유지권 도입 외에도 변호사의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영미법계 국가에서 일반화된 디스커버리제도는 일명 ‘증거개시제도’로, 변호사에게 사실 조사권을 부여한다. 한국의 경우 형사와 민사 소송 모두 판사가 사실 조사를 지휘하지만,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면 변호사와 경찰·검찰과 유사하게 조사를 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은 형사 고소·고발이 과도하게 많은데, 변호사에게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게 되면 사건 해결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밖에도 검찰개혁, 사법개혁 등 법조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호사수 확대에 대한 법조계 고민이 깊은데, 해결책은 무엇인가.
“한국은 판사, 검사, 수사관 등 사법제도에 종사하는 공직자가 너무 적다. 독일의 경우 인구가 약 8000만명인데 직업판사가 2만명, 치안판사가 6만명에 달한다. 한국은 인구가 5000만명인데 판사가 3800명에 불과하다. 변호사 역할을 늘리는데 앞서 판사를 약 1만명~1만 5000명 정도로 늘려야 한다.”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논의가 활발한데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대법관 증원은 우선순위가 낮다. 우선순위는 1심 강화다. 판사를 늘려서 1심에 사실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판사들의 모든 역량을 1심에 다 투입해서 1심에서 오래, 제대로 다퉈야 한다. 한국은 2심에서도 증인을 새로 부르고 1심처럼 다투는 문제가 있다.”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를 두고 논란인데.
“한국 형사 사법의 문제는 수사권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보완수사권을 주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수사권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외면한 채 모두 수사권을 가지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엄청나게 강한 권력을 검사와 경찰이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게 오히려 문제다. 검찰의 피의자 신문 조서 등이 재판에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게 문제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점검해보세요.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형사성공보수 약정 판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