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향한 153개 동자동 쪽방 주민 영정…“공공주택사업 이뤄달라”

청와대 향한 153개 동자동 쪽방 주민 영정…“공공주택사업 이뤄달라”

입력 2026-01-26 17:00
수정 2026-0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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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 쪽방 주민 “집, 감옥보다 좁아”
개발 갈등에 공공주택 사업 교착 상태
5년 전 계획에선 ‘올해 임대주택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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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동자동 쪽방에 살다가 생을 마감한 주민 153명의 영정을 든 홈리스행동 등 16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지난 5년간 동자동 쪽방에 살다가 생을 마감한 주민 153명의 영정을 든 홈리스행동 등 16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153개의 영정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향했다. 영정엔 지난 5년간 공공주택 사업을 기다리며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에 살다가 생을 마감한 주민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홈리스행동 등 16개 시민단체 회원과 쪽방 주민들은 “죽은 자들의 원망과 산 자들의 소망으로 동자동 쪽방을 공공주택으로 만들어달라”고 외치며 영정을 들고 행진했다.

동자동 쪽방 주민 오영섭씨는 행진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갇힌 감옥보다 좁은 곳에서 살고 있다”며 “샤워실과 화장실도 모두 공용인 데다 방음도 전혀 안 되는 집에선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2021년 2월 국내 최대 쪽방 밀집지역인 동자동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으로 정비하는 공공주택사업 계획 발표했다. 당초 계획은 2021년 말까지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완료해 2023년 공공주택단지를 착공하는 것이었다. 임대주택 입주 시점은 2026년, 민간분양은 2030년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입주는커녕 사업시행의 첫 단계인 ‘공공주택지구의 지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공주택의 기대감만 감돈 사이 주민들은 쪽방 건물에서 폭염과 혹한에 노출된 채 버티고 있다. 단체가 쪽방촌 주민 수를 자체 집계한 결과 공공주택 사업 계획을 발표한 2021년 2월 이후 올해 1월까지 세상을 등진 동자동 쪽방촌 주민은 153명이었다. 5년 전 1000여명에 달했던 쪽방 주민 수는 800명가량으로 20%가량 줄어들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줄어든 인원 중 상당수가 고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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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향한 동자동 쪽방 주민의 영정. 반영윤 기자
청와대로 향한 동자동 쪽방 주민의 영정. 반영윤 기자


정부가 조만간 공급 확대를 방점으로 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쪽방촌 개발 재추진 방안이 포함될 기대감도 나온다. 공공개발을 둘러싼 갈등으로 수년간 사업이 멈춰 있던 동자동 쪽방촌에서 공공주택사업이 이뤄진다면 현재 강추위에 떠는 쪽방 주민들은 추후 공공임대주택 입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쪽방촌이 주택 공급 지역으로) 현재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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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업에 지정되더라도 재개발 기간 동자동 주민들의 거처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초 첫 삽을 뜨는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에서는 희망자 중 절반만 임시거주시설에 입주했다. 시설에 입주하지 못한 대다수 주민은 1000만원 정도의 지원만 받고 거주지를 옮겨야 해 실효성 있는 이주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달 말 회의에서 사업시행자인 LH·SH·영등포구 및 서울시와 추가 입주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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