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54년 만에 다시 만난 딸

“죽기 전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54년 만에 다시 만난 딸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5-07-29 15:26
수정 2025-07-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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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54년 전에 실종됐던 조모(61)씨(앞 줄 사진 오른쪽 세 번째)가 가족과 상봉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지난 25일 54년 전에 실종됐던 조모(61)씨(앞 줄 사진 오른쪽 세 번째)가 가족과 상봉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8살에 실종된 여성이 54년 만에 친모를 만나 감격의 상봉을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9일, 지난 1971년 실종된 A(62)씨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1971년 8월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자택에서 같은 구 양평동에 있는 이모 집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가다 실종됐다. 당시 친모는 같은 해 9월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으나 딸을 찾지 못했다.

친모는 A씨가 혼자 버스를 타고 이모 집을 다녀온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 뒤 이모의 방문으로 A씨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장기간 행방이 묘연했다.

2023년 7월 20일, 친모는 생전에 딸의 생사라도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울 양천경찰서에 재차 실종신고를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올해 1월 17일 사건을 형사기동대 장기 실종 전담팀에 배당하고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에 보관된 1970년대 초 기록을 분석, 당시 A씨와 나이대가 유사한 여성 133명의 입소 경위와 실종 장소 등을 정밀 검토했다. 그 결과 한 남성이 버스 종점에서 울고 있던 아동을 보호시설에 인계한 뒤 성남보육원으로 전원된 사례를 발견했고, 해당 인물이 A씨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올해 5월 21일 경찰과의 면담에서 A씨는 “이모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평소 하차하던 장소가 나오지 않아 종점까지 갔다. 길을 잃고 울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보호시설로 데려다줬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다만 A씨의 출생연도는 1964년, 실종된 아동은 1963년생으로 기록돼 있었고 성과 본도 달라 확정적 판단이 어려웠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고, 지난 21일 친모와 A씨가 친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지난 25일, A씨는 마침내 친모와 상봉했다. A씨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두 딸이 ‘끝까지 가족을 찾아보자’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친모는 “죽기 전에 딸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라도 알고 싶었다”며 “딸을 찾아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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