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한 여성 설득해 병원으로…‘자살 대응 최전선’이지만 인력 태부족

자해한 여성 설득해 병원으로…‘자살 대응 최전선’이지만 인력 태부족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5-07-06 14:55
수정 2025-07-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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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 가보니
연이은 출동 전화에 밤새 분주
정원 21명인데 12명 근무…올해만 2명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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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서 정신건강전문요원과 경찰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평일 야간과 휴일에만 운영하는 이곳에선 자살 시도나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에 관한 신고에 대응하고 있다. 김우진 기자
지난 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서 정신건강전문요원과 경찰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평일 야간과 휴일에만 운영하는 이곳에선 자살 시도나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에 관한 신고에 대응하고 있다. 김우진 기자


‘따르릉.’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한 여성이 대로에 뛰어들었다는 신고 전화였다. 수화기를 든 경찰은 “정신 질환은요?”, “인적 사항은 어떻게 됩니까?”라며 질문을 쏟아냈다. 현장으로 출동 준비를 하던 중 한강의 한 대교에서 남성이 떨어졌다는 전화가 추가로 접수됐다. 센터에 있던 요원들은 재빨리 팀을 나눠 출동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는 자해·자살 시도,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에 관한 신고를 받아 출동하는 곳이다. 대상자를 평가한 이후 의료기관 등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이 센터는 2022년 10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서울신문과 만난 전문요원 김모(47)씨는 “올해 초 손목을 그은 여성을 2시간 가까이 설득해 병원으로 이송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잃고, 가족과 연락이 끊겼던 30대 여성에게 김씨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볼 세상이 더 많다”고 설득했고, 여성은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김씨는 “혼자 두면 또다시 자해를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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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옆에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옆에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센터는 평일 야간과 휴일에만 운영되고, 간호사 등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요원 4명과 경찰이 대기한다. 센터의 전문요원 정원은 21명이지만 지금은 12명이 교대근무를 하는 등 만성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자살 시도자의 경우 상황 종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한 번 출동하면 3~4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기본이다. 출동 신고가 한 달에 100건 가까이 쏟아지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등 야간 근무가 많아 올해만 두명이 그만뒀다.

자살 신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자살 관련 112 신고는 2021년 10만 7511건에서 지난해 11만 993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5월 기준 4만 7292건이나 된다. 서울에 하나뿐인 이 센터에서는 4월에 93건, 5월에는 97건을 출동했다. 한 경찰관은 “대화를 거부하던 사람이 전문요원의 설득에 방언 터지듯이 그간 겪었던 일을 털어놓기도 한다”며 “상담을 통해 당장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후 자살 관련 대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센터 등 일선 대응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과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력이 초기 대응만 잘해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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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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