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길섶에서’ 코너에 ‘가을에는 독서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뒤 지인들이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물어왔다.
집 책상과 사무실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을 둘러봤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오디세이’의 원작 ‘오디세이아’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기사 쓰는 데 도움 되는 외교·안보 서적들도 보인다.
요즘 손이 자주 가는 건 ‘필사’를 할 수 있는 책들이다. 디자인도 일기장처럼 아기자기하다. ‘마음 근력 영어필사’로 좋은 영어 명문장을 익히고, ‘하루 한 장 성경 필사’로 성경 공부를 한다.
최근에는 ‘필사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와 ‘마음 놓고 쉬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 노트’를 보기 시작했다. 전자는 나태주 시인이 2022년 펴낸 시집의 필사본이고, 후자는 정신과 전문의가 엄선한 명문장 100개를 담았다. 둘 다 휴식과 멈춤, 회복의 글귀로 가득하다. 퇴근해서 읽고 쓰기에 딱 맞다.
나 시인은 이렇게 적었다. ‘유독 이 시집 한 권만 절판되지 않고 독자들 손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봅니다. 필사 시집이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접근으로 독자들의 마음의 반창고가 되어 주기를 소망합니다.’
2026-09-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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