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도 삶에서 중요한 시간”…‘멍때리기 대회’ 만든 웁쓰양 작가

“멍때리기도 삶에서 중요한 시간”…‘멍때리기 대회’ 만든 웁쓰양 작가

송현주 기자
송현주 기자
입력 2025-06-10 16:36
수정 2025-06-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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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 멍때릴 ‘세계 멍때리기 날’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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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인 웁쓰양 작가가 멍을 때리고 있다. 본인 제공
시각예술인 웁쓰양 작가가 멍을 때리고 있다. 본인 제공


“잠깐이라도 머릿속에서 모든 걸 멈추는 행위가 우리 삶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말하고 싶었어요.”

시각예술인 웁쓰양(활동명) 작가는 개인 전시회를 마친 후 번아웃이 왔던 경험을 계기로 2012년 ‘멍때리기 대회’를 만들었다. 실명은 싣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웁쓰양 작가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주변을 보면 중고등학생은 영어 단어를 외우고, 대학생들은 전공 책을 읽고, 정장을 입은 워킹맘의 손에는 장을 본 짐이 들려 있었다. 모든 사람이 너무 과도하게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다같이 멈추면 덜 불안하겠다고 생각한 게 대회를 만든 계기”라고 말했다.

그렇게 멍때리기 대회를 구상했고, 2014년 개인 돈을 들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첫 번째 대회를 열었다. 가수 크러쉬(2016년 대회 1등),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2024년 대회 3등) 등 유명인들이 대회에 참가해 주목받기도 했다. 대회는 해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외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고 그 인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대회도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 아래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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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인 웁쓰양 작가. 본인 제공
시각예술인 웁쓰양 작가. 본인 제공


멍때리기 대회의 규칙은 간단하다. 참가자는 90분 동안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되는데 우승자는 ‘예술 점수’(현장 시민투표)와 ‘기술 점수’(심박수 측정)를 종합해 선정한다. 웁쓰양 작가는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선수를 뽑고 경기복으로 자신의 직업을 나타내는 옷을 입어 달라고 요청한다”며 “80개의 직업이 모인 하나의 작은 세상이 90분 동안 멈춘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웁쓰양 작가는 1000명이 넘는 참가자 중 첫 번째 대회 우승자였던 어린이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일주일에 학원을 10개 넘게 다닌 초등학생이었다”며 “대회에서 우승하는 아이의 모습을 본 뒤 어머니가 학원 개수를 줄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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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이제 해외에서도 진행된다.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 네덜란드 로테르담, 대만 타이베이, 홍콩, 일본 도쿄, 호주 멜버른 등 6곳에서 대회가 열렸다. ‘멍때리기 대회’라는 상표권은 작가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에 다녀온 작가는 “언젠가 전 세계인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일정 시간 멍때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세계 멍때리기 날’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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