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미활용 폐교만 367곳…전문가들 “‘보여주기식’ 활용은 오히려 독”

전국에 미활용 폐교만 367곳…전문가들 “‘보여주기식’ 활용은 오히려 독”

민경석 기자
민경석 기자
입력 2025-02-04 16:09
수정 2025-02-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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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 서울 광진구 서울화양초등학교. 2023.7.27. 도준석 기자
2023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 서울 광진구 서울화양초등학교. 2023.7.27. 도준석 기자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늘고 있다. 이에 폐교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교육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폐교가 방치되면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일부 지자체들은 지역 특색에 맞는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활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4일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폐교 수는 전년보다 33곳 늘어난 3955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아직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된 폐교도 367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으로 갈수록 미활용 폐교는 더 많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 75곳, 경남 72곳, 경북 57곳, 강원 56곳, 충북 29곳, 충남 20곳 등이다. 경기와 서울에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폐교가 각각 19곳, 6곳에 달한다.

근본 원인은 저출생이다. 아이가 적게 태어나면서 학생 수도 자연스레 감소하기 때문이다. 2005년 62만 4511명이던 초등학교 입학생은 올해 32만 7266명으로 20년 새 반토막이 났다. 내년부터는 전국 초중고 학생 수를 모두 합해도 500만명 선이 무너질 전망이다.

교육청과 지자체는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 동구는 30년 넘게 방치되다 전통놀이 체험장소가 된 팔공산 자락 옛 평광초 부지에 ‘숲 체험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9월 폐교 부지를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폐교재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의 폐교는 방치되기 쉽다. 경북 영천의 옛 석계초는 1993년 폐교 이후 민간 사업자가 대부계약을 맺고 박물관이 들어섰으나, 영업난으로 문을 닫은 뒤 방치되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관련법상 폐교는 교육용·사회복지 시설 등으로만 쓸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면 찾는 이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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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7월 지방소멸 사업에 활용되는 폐교 재산을 지자체에 무상으로 양여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폐교를 활용할 때 섣부른 정책 결정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적절한 시설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다각도의 분석과 진지한 고민 없이 섣불리 폐교에 새로운 시설을 넣는다면 더 큰 낭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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